[시론] 파견·용역, 육성해야 할 인적자본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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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 강행하면
자원배분 왜곡…5년간 GDP 21조 증발 우려
'링크트인'처럼 인력 알선의 혁신성에 주목을
박기성 < 성신여대 교수·경제학 kpark@sungshin.ac.kr >
자원배분 왜곡…5년간 GDP 21조 증발 우려
'링크트인'처럼 인력 알선의 혁신성에 주목을
박기성 < 성신여대 교수·경제학 kpark@sungshin.ac.kr >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을 때 사회적 비용은 얼마나 될까. 우선 비정규직의 임금, 부가급여 등 노동비용이 정규직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다. 필자의 추정에 의하면 파견·용역과 기간제 근로자가 정규직이 되면 시간당 임금이 각각 65%, 32% 상승한다. 이렇게 올라가는 임금은 비정규직에게는 유리한 것이고 공공기관에는 그만큼 불리한 것이어서 영합(零合)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노동 수요와 공급이 일치되는 임금 수준을 초과하는 것이므로 비효율적 자원배분을 야기한다. 구체적으로 파견·용역과 기간제 근로자는 연 2092만원과 1245만원씩 직간접적 노동비용이 상승한다. 정부 발표와 달리 공공부문 파견·용역과 기간제 근로자는 각각 21만5000명과 31만1000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이 모두 정규직이 되면 노동비용은 연 8조4000억원 증가한다. 이것은 그대로 국민소득계정의 피용자보수(근로소득)의 증가를 의미한다.
피용자보수가 증가하면 기업의 부담이 늘어나지만 피용자가 좋아지므로 일견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자원배분의 왜곡을 초래해 경제성장률을 하락시킨다. 피용자보수가 국민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노동소득분배율은 2016년 64.0%다. 8조4000억원의 피용자보수 증가는 노동소득분배율을 0.8%포인트 상승시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분석에 의하면 10%포인트의 노동소득분배율 상승은 연 경제성장률을 1%포인트 떨어뜨린다. 따라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정책으로 노동소득분배율이 0.8%포인트 상승하면 경제성장률은 0.08%포인트 하락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제성장률이 0.08%포인트 하락하면 2017년 국내총생산(GDP)이 1조3000억원 감소하고 향후 5년간 GDP가 21조3000억원 감소할 것이다. 이 같은 GDP 감소는 이 정책으로 인해 국민 누구도 이득을 보지 않고 증발해 없어져 버리는 사회후생 순손실의 크기인 것이다.
기업은 본질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데 가장 적은 비용이 드는 방식을 택한다. 예컨대 화장품업계는 사내에서 수행하던 연구개발(R&D) 및 생산업무를 아웃소싱하는 추세다. 그러면 마케팅과 영업에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업무를 내부화 또는 외부화할 것이냐에 따라 그 기업의 경쟁력이 좌우되기 때문에 이 결정은 기업 경영자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겨야 한다. 제3자인 정부가 이런 과정에 개입하면 기업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정부가 개입해 모든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시장의 수요 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므로 공공기관의 경영비용 상승과 서비스 질 저하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용역·파견회사 간 경쟁도 원천적으로 배제되므로 양질의 서비스를 저비용으로 공급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것이다. 기존 정규직과 전환되는 정규직 간의 노노 갈등이 발생할 개연성도 매우 높다.
2014년 한국 GDP는 미국, 영국 GDP의 각각 7.6%, 47.0%인 데 비해 한국의 인력공급 및 고용알선업 산출은 미국, 영국 해당 산업 산출의 각각 3.9%, 25.6%에 지나지 않으므로 한국에서 이 산업은 미국 기준으로는 지금보다 95% 더 성장할 수 있고 영국 기준으로는 84%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규제가 없는 이 분야가 새로운 기술 혁신과 비즈니스 모델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혁신의 장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과학자, 공학자 등 전문직의 페이스북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소셜미디어 기업 링크트인은 구직자와 구인자의 프로필을 머신러닝 기법으로 분석해 이들의 선호체계를 추정하는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근로기준법에 ‘누구든지 법률에 따르지 않고서는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득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규정해 이런 산업 발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해외 기업은 뛰는데 국내 기업은 글로벌화는 고사하고 발목까지 잡혀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꼴이다. 정부는 파견·용역 등을 인적자본산업으로 인정하고 이를 육성함으로써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성장률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박기성 < 성신여대 교수·경제학 kpark@sungshin.ac.kr >
노동 수요와 공급이 일치되는 임금 수준을 초과하는 것이므로 비효율적 자원배분을 야기한다. 구체적으로 파견·용역과 기간제 근로자는 연 2092만원과 1245만원씩 직간접적 노동비용이 상승한다. 정부 발표와 달리 공공부문 파견·용역과 기간제 근로자는 각각 21만5000명과 31만1000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이 모두 정규직이 되면 노동비용은 연 8조4000억원 증가한다. 이것은 그대로 국민소득계정의 피용자보수(근로소득)의 증가를 의미한다.
피용자보수가 증가하면 기업의 부담이 늘어나지만 피용자가 좋아지므로 일견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자원배분의 왜곡을 초래해 경제성장률을 하락시킨다. 피용자보수가 국민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노동소득분배율은 2016년 64.0%다. 8조4000억원의 피용자보수 증가는 노동소득분배율을 0.8%포인트 상승시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분석에 의하면 10%포인트의 노동소득분배율 상승은 연 경제성장률을 1%포인트 떨어뜨린다. 따라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정책으로 노동소득분배율이 0.8%포인트 상승하면 경제성장률은 0.08%포인트 하락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제성장률이 0.08%포인트 하락하면 2017년 국내총생산(GDP)이 1조3000억원 감소하고 향후 5년간 GDP가 21조3000억원 감소할 것이다. 이 같은 GDP 감소는 이 정책으로 인해 국민 누구도 이득을 보지 않고 증발해 없어져 버리는 사회후생 순손실의 크기인 것이다.
기업은 본질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데 가장 적은 비용이 드는 방식을 택한다. 예컨대 화장품업계는 사내에서 수행하던 연구개발(R&D) 및 생산업무를 아웃소싱하는 추세다. 그러면 마케팅과 영업에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업무를 내부화 또는 외부화할 것이냐에 따라 그 기업의 경쟁력이 좌우되기 때문에 이 결정은 기업 경영자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겨야 한다. 제3자인 정부가 이런 과정에 개입하면 기업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정부가 개입해 모든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시장의 수요 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므로 공공기관의 경영비용 상승과 서비스 질 저하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용역·파견회사 간 경쟁도 원천적으로 배제되므로 양질의 서비스를 저비용으로 공급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것이다. 기존 정규직과 전환되는 정규직 간의 노노 갈등이 발생할 개연성도 매우 높다.
2014년 한국 GDP는 미국, 영국 GDP의 각각 7.6%, 47.0%인 데 비해 한국의 인력공급 및 고용알선업 산출은 미국, 영국 해당 산업 산출의 각각 3.9%, 25.6%에 지나지 않으므로 한국에서 이 산업은 미국 기준으로는 지금보다 95% 더 성장할 수 있고 영국 기준으로는 84%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규제가 없는 이 분야가 새로운 기술 혁신과 비즈니스 모델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혁신의 장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과학자, 공학자 등 전문직의 페이스북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소셜미디어 기업 링크트인은 구직자와 구인자의 프로필을 머신러닝 기법으로 분석해 이들의 선호체계를 추정하는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근로기준법에 ‘누구든지 법률에 따르지 않고서는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득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규정해 이런 산업 발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해외 기업은 뛰는데 국내 기업은 글로벌화는 고사하고 발목까지 잡혀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꼴이다. 정부는 파견·용역 등을 인적자본산업으로 인정하고 이를 육성함으로써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성장률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박기성 < 성신여대 교수·경제학 kpark@sungshin.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