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운전자는 종업원"… '공유경제' 브레이크 건 영국
우버 운전자는 종업원인가, 자영업자인가.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영국 사법부로부터 “기사들을 종업원으로 인정하고 최저임금 등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받았다. 관련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이 있어 우버는 물론 비슷한 형태의 공유경제 사업에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영국 런던 고용재판소 항소부는 지난 10일 우버 기사 19명을 대신해 제임스 파라, 야신 아슬람 등이 낸 항소심에서 “우버 운전사는 자영업자가 아니라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할 종업원”이라고 판결했다. 앞서 파라 등은 우버 기사를 자영업자로 분류해 종업원의 기본적 보호를 받지 못하도록 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고, 지난해 말 고용재판소에서 승소했다. 우버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도 똑같은 판결을 내린 것이다. 우버는 이날 판결이 나온 직후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항소법원의 이번 판결로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인 영국에서 우버가 큰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NYT는 “이번 판결은 우버가 영국 운전자들에게 최저임금을 주고 유급 휴가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공식 계약을 하지 않은 근로자에게 의존하는 공유경제의 일반적 고용 모델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버는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로 고용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며 “운전사들은 자신의 차로 필요에 따라 영업을 하는 자영업자”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우버의 시스템이 노동 착취적이며 직원들에게 실업보험과 같은 중요한 보호장치를 박탈해왔다고 반박했다.

영국 사법부의 판결로 우버는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소송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 글로벌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 등 다른 공유경제 사업 모델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각국의 법이 ‘긱 이코노미(gig economy: 임시직 중심의 경제 체제)’와 같은 새로운 경제 모델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