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과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쩐다이꽝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과 친구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한 질문이 나오자 “참 신기한 일이겠지만 가능성은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내가 말하건대 북한에 좋은 일이다. 그리고 그외 지역들과 전 세계에도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몇 시간 전 트위터에 “난 김정은의 친구가 되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 언젠가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트위터에서 “내가 그를 키 작고 뚱뚱하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 왜 그는 나를 ‘늙었다’고 모욕을 하는 것일까”라고 반문하면서 이 같은 글을 게재했다. 앞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한·중·일 순방 내용을 보도한 기사에서 그를 ‘늙다리’ ‘전쟁 미치광이’ ‘테러 왕초’ 등으로 부르며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 발언’은 북·미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아시아 순방에서 한·중·일 정상과 연쇄회동을 한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이 대북제재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글을 통해 “시진핑 주석이 대북 제재 수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며 “그는 북한의 비핵화를 원한다고 했다.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짧은 만남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위험한 북한 위기를 해결하는 데 중국과 더불어 그(푸틴 대통령)의 도움도 기대한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국 방문 때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지 못한 것에 대해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APEC 갈라 만찬행사에서 각국 정상들과 환담을 나누며 “DMZ에 꼭 가보고 싶었는데 못 가서 아쉽다”고 여러 번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 자리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도 참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빈 방한 마지막 날인 지난 8일 문 대통령과 동반 DMZ 방문을 계획했지만 짙은 안개 탓에 무산된 바 있다.

다낭=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