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이후 잠잠하던 노동계의 대(對)정부 투쟁이 점차 강경해지고 있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많은 노동자가 집결했고, 서울 곳곳에서 고공농성도 벌어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12일 오후 시청 앞 광장에서 ‘2017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전 열사 분신(11월13일) 47주기와 1987년 노동대투쟁 30주년을 맞이해 ‘모든 노동자들의 노조 할 권리’를 주장했다. 본대회 뒤에는 시청 광장에서 출발해 을지로, 종로를 거쳐 광화문 북측 광장으로 행진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성명서를 통해 “촛불 항쟁 결과로 조기 대선에서 새 정부가 출범했고, 6개월이 지나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릴 적기”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집회에 4만~5만 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곳곳에서 고공농성도 이어졌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 이영철 수석부위원장과 정양욱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장은 지난 11일 오후 11시께 국회 인근 여의2교 광고탑에 올라갔다. 이들은 ‘노동기본권 쟁취’라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30m 높이 광고판에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건설노조는 “지난 9월 국회에서 건설근로자법 개정 논의가 있었다”며 “퇴직공제부금 인상 및 건설기계 전면 법제화 등을 담은 이 개정안이 일부 의원의 반대로 고용노동소위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시위 이유를 설명했다. 목동 서울에너지공사 굴뚝에서는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관계자들이 12일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소방당국은 고공시위 현장에 에어매트를 설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