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바이두
사진=바이두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중국 광군제(光棍節, 11월11일)의 놀라운 판매 규모에 국내 유통가(街)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특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국내 유통기업들의 중국쪽 매출 비중이 눈에 띄게 급증, 올 4분기(10~12월) 실적 전망도 밝아졌다.

13일 '솔로 데이'인 광군절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매출액 1628억위안(한화 28조원)을, 징동은 1271억위안(한화 21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에서 11월 11일은 독신을 상징하는 1이 4개가 되는 날이라 독신자의 날을 뜻하는 '광군제'로 불린다. 2009년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가 독신자를 위한 세일을 시작하면서 중국 최대 쇼핑일로 바뀌었다.

알리바바의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淘寶)는 판매 시작 약 30초 만에 매출 10억위안을 돌파했고, 3분 1초 만에 100억 위안을 돌파했다. 지난해의 경우 100억위안 돌파까지 6분58초가 걸렸었다.

타오바오는 이날 밤 11시9분 29초에 매출 1207억위안(지난해 하루 매출)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하루 동안 1687억위안(약 28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에 비해 480억위안 정도 늘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광군제 기간 중 한국 제품의 인기는 어느 정도였을까. 중국 소비자들이 광군제에서 구매한 국가별 상품 순위에서 한국은 일본 미국 호주 독일에 이어 5위에 올랐다. 작년에는 일본, 미국에 이어 3위였다. 하지만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 보복 등을 감안하면 '긍정적'이란 평가다.

실제로 현대백화점그룹의 온라인종합쇼핑몰 현대H몰의 경우 역직구 사이트인 글로벌H몰의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가량 증가했다. 광군제 덕을 톡톡히 본 것이다.

현대H몰은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글로벌H몰에서 집계된 광군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6% 신장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인 매출이 줄어들고 있지만, 이 비중이 올해 들어서 70% 수준까지 회복했다는 게 현대H몰의 설명이다.

이랜드는 국내 기업 가운데 광군제 기간 중 매출 1위(3년 연속)를 차지했다. 이랜드그룹의 중국 법인 이랜드차이나는 이날 온라인 쇼핑몰 티몰(天猫)에서 4억5600만위안(한화 약 767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랜드의 올해 광군제 실적은 지난해의 3억2900만위안(한화 약 563억 원)보다 39% 늘어난 것이다. 이랜드는 11일 오전 10시에 3억5000만위안(한화 약 588억원)을 기록, 지난해 매출액을 가뿐하게 넘어섰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주요 생활용품과 화장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티몰닷컴에서는 지난해 광군제 대비 화장품 매출이 68%, 생활용품 매출이 104%가량 늘어났다. 역직구 사이트인 티몰 글로벌에서도 화장품과 생활용품 모두 지난해보다 매출이 46%가량 뛰어올랐다.

갤러리아면세점은 중국 국영 언론사인 CCTV와 생방송을 진행, 물류센터에서 분주한 현장 소식과 함께 갤러리아면세점의 광군제 프로모션 내용을 보도했다.

롯데면세점도 중국인 매출액이 광군제 포함 기간(11월5일~11일) 동안 온라인 부문에서 15%, 오프라인 10% 등 전년 동기 대비 전체 매출액이 11% 증가했다고 밝혔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