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1년 동안 미국 증권시장이 보여준 하루 평균 변동폭이 1963년 이후 5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3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등장한 1927년 이후 지금까지 이 지수의 변동성을 살펴본 결과, 지난 12개월간의 흐름은 1963년 당시와 닮은꼴이었다고 밝혔다.

S&P 500 지수의 하루 평균 변동폭은 대선 이후 지금까지 불과 0.31%에 불과할 정도로 둔했다.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벼랑 끝 전술이 펼쳐지고 있는 와중에서도 시장이 이처럼 평온한데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놀라움을 표시할 정도다.

하지만 근 1세기에 걸친 S&P 500 지수의 변동성을 통시적으로 보면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12개월은 미국 증시 사상 가장 평온했던 시기로 S&P 500 지수의 하루 평균 변동폭은 불과 0.25%였다.

당시 미국 증시는 대통령의 암살에 이어 린든 B. 존슨과 배리 골드워터가 나선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으며 베트남전 확대를 불러일으킨 통킹만 사건과 같은 정치적 충격이 연속되는 시기였음에도 증시는 평온했던 것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1년간 美 증시 변동성 50여년 만에 최저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S&P 500 지수는 하루 평균 0.72% 변동폭을 보였다.

지난 12개월간의 변동폭을 2배나 웃도는 것이다.

S&P 500 지수의 변동성이 이처럼 바닥권으로 떨어지자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도 동반 하락했다.

지난 1990년 처음으로 산출된 VIX는 지난 7월 최저점을 찍었고 최근에도 그 부근에 머물러 있다.

선물시장에서는 대선 이후 VIX의 하락에 베팅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VIX의 하락에 베팅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블랙록의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했다면 지난 12개월 동안 200%의 수익률을 거뒀을 것이다.

낮은 변동성과 아주 양호한 투자 수익은 샤프 비율(Sharpe ratio)도 이례적인 수준으로 높였다.

샤프 비율은 위험을 고려한 수익을 나타내는 지표로 연간 수익을 변동성으로 나눠 계산한다.

INTL FC스톤의 빈센트 델루어드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는 "샤프 비율은 1950년대와 1990년대에 두 번 높은 수준을 나타냈지만 지금의 사프 비율을 보면 이번 랠리는 사상 최고의 시기에서 0.3%의 범위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