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 이남의 ‘강서송(강남·서초·송파구)’을 뒤쫓는 곳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입니다. ‘경자(경희궁 자이)’가 끌면서 ‘마래푸(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등의 가격도 강세입니다.”

‘붇옹산의 부동산스터디’ ‘아름다운 내집갖기’ 등 부동산 카페에서 자주 사용되는 아파트 단지 및 지역 축약형이다. 부동산시장에 긴 음절이나 외래어 등 쉽게 발음하기 힘든 명칭을 약어 형태로 사용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이 보편화된 것도 줄임말이 증가한 요인 중 하나다.

아파트 단지와 관련된 축약 단어가 온라인상에 자주 등장한다. 서울 대치동의 대표 아파트인 ‘우선미(우성·선경·미도)’, 여의도 아파트시장을 선도하는 ‘시수공(시범·수정·공작)’ 등이 대표적이다. 잠실 일대 중개업소에서는 ‘엘리트’나 ‘엘리트레파’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잠실 주공을 재건축한 엘스·리센츠·트리지움·레이크팰리스·파크리오를 의미한다.

지역 랜드마크 단지도 대부분 축약형이 있다. ‘래강포’와 ‘개래블’은 각각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와 개포 래미안 블레스티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서초구의 대표 아파트인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와 반포 자이는 각각 ‘반래’와 ‘반자’로 불린다. 서울 강남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역민을 중심으로 단지명을 간략하게 부르는 게 널리 통용되고 있다”며 “투자자나 젊은 층이 이 같은 축약형을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지역명에도 다양한 축약형이 존재한다. 익히 알려진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는 물론 ‘부울경(부산·울산·경남)’, ‘BYC(봉화·영양·청송 영문 첫 글자)’ 등 영남 지역에 이런 약어가 많다. 호남에서는 ‘여순광(여수·순천·광양)’이라는 단어가 쓰인다. 수도권에선 ‘의양동(의정부·양주·동두천)’ ‘구남가(구리·남양주·가평)’ 등으로 묶어 부르기도 한다. 서울에서 ‘금관구’는 금천·관악·구로구를, ‘노도강’은 노원·도봉·강북구를 의미한다. 서울 서쪽의 당산·여의도·목동은 첫 글자를 따 ‘당여목’으로 불린다.

뉴타운에도 축약형이 다양하다. 은평뉴타운은 ‘은뉴’, 흑석뉴타운은 ‘흑뉴’로 불린다. ‘영뉴(영등포뉴타운)’ ‘길뉴(길음뉴타운)’ ‘신뉴(신길뉴타운)’ ‘한뉴(한남뉴타운)’도 인터넷상에서 많이 사용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