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판 등 축소한 '위저보드'서 작전 지시하며 이·착륙 통제
레이건호 지휘 달튼 준장 "항모 3척 공동훈련 계속해야"

취재진은 이날 오전 11시30분께 경기 오산기지에서 C-2 그레이하운드 함재기를 타고 레이건호를 향해 이륙했다. 미 해군에서 가장 오래된 수송기 중 하나지만 성능이 뛰어나 여전히 애용된다. 여기엔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 찰스 헤이 주한영국대사, 전진구 해병대사령관 등이 동승했다.
오후 1시5분께 레이건호에 도착했다. 항모에 내릴 때 속력은 시속 130㎞였지만 어레스팅 와이어(착륙하는 항공기에 고리를 걸어 짧은 거리에서 멈출 수 있도록 하는 굵은 쇠줄) 덕분에 즉각 멈췄다.
레이건호는 이날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울릉도 동북방 동해상에서 훈련했다. 미군 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로는 항모 위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NLL에서 남쪽으로 92㎞, 울릉도 동북방 92㎞ 해상으로 나타났다. 미국 핵항모가 동해 NLL 근방까지 북상하는 광경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갑판은 매우 분주했다. 축구장 3개 넓이의 미로 같은 갑판에서 F/A-18 슈퍼호넷 전투기, 전자전 공격기 EA-18G 그라울러, 공중경보기 E-2C 호크아이 등이 3초 만에 이륙했다. 매캐한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노란색, 초록색, 흰색, 빨간색, 검은색 등 각기 다른 조끼를 입은 승조원들이 항공기 이·착함 임무를 수행하느라 정신없이 뛰고 있었다. 이 항모엔 비행기를 싣고 내리는 전용 엘리베이터가 4대 설치돼 있다.
비행갑판 통제소엔 레이건호 갑판과 항공기를 축소해 놓은 위저보드(Ouija Board)가 있었다. 이 위에 각종 항공기 모형을 올려놓고 작전 지시를 하며 비행기 이·착륙을 통제한다.
제5항모강습단장인 마크 달튼 미 해군 준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항모 3척이 참가하는) 이런 공동훈련을 하려고 한다”며 “(항모들이 이끄는) 항공기와 배가 많기 때문에 공동 작전을 위해서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번 훈련에 중국과 북한이 반발한 것과 관련해선 “이런 훈련을 하지 않으면 미국은 물론 동맹국 방어 능력이 저하된다”며 “훈련이 중단되면 결국 이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지키는 데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반박했다.
동해=국방부공동취재단·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