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er Life] 채권 비중 줄이고 만기는 짧게… 달러 선물 ETF·원자재 관심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다수의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달 30일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드는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Fed)도 기준금리 인상과 보유 자산 축소를 통한 ‘통화 긴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국내 투자자들도 재테크 전략을 새로 짤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Better Life] 채권 비중 줄이고 만기는 짧게… 달러 선물 ETF·원자재 관심을
금리 인상도 막지 못하는 ‘주식 호황’

일반적으로 금리와 주가는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 금리가 내려가면 시중에 돈이 풀리면서 주가가 오르고, 금리가 오르면 시중 자금이 줄면서 주가는 내려간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최근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에도 악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다수 전문가는 한은이 금리를 올려도 주식시장은 건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금리 인상이 한국 경제에 대한 한은의 ‘자신감 표출’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오승훈 신한은행 투자전략팀장은 “경기가 과열되는 게 걱정돼서 금리를 올리는 것이라면 주식시장에는 좋을 수밖에 없고, 오히려 금리 인상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는 점에서도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개별 주식 종목 중에서는 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주와 4차 산업혁명 관련주,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주가 유망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바이오도 추천 업종 중 하나다.

원자재도 금리 인상기 유망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국제 원자재시장은 2009년 이후 8년 만에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 대표적 산업용 금속인 구리 선물 가격은 올 들어 23%가량 올랐고, 글로벌 벤치마크 유종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2년여 만에 배럴당 60달러 선을 넘어섰다. 미국 서부텍사스유(WTI)도 배럴당 60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간접투자하거나 원자재 수출을 많이 하는 국가의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안정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채권은 투자 비중 줄여야

금리 인상기에는 금리와 정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채권 투자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 만기가 길수록 금리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만기는 최대한 짧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

유망한 채권 투자처로는 신용등급 ‘BB+’ 이하 투자 부적격 등급 기업의 대출 채권을 유동화해서 투자하는 뱅크론 펀드가 꼽힌다. 뱅크론 펀드는 저(低)신용 기업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내는 이자가 중요한 수익원이어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의 대출금리가 오르면 수익률도 높아진다.

투자 부적격 등급 회사가 높은 금리로 발행하는 하이일드 채권도 유망 투자처다. 하이일드 채권은 경기가 좋아질수록 가격은 오르고 부도율은 낮아진다.

달러는 미국이 금리를 올릴 때마다 주목받는 자산이다. 다만 지금은 원·달러 환율이 안정적인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어서 달러 투자로 단기간에 고수익을 거두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내려갈 때마다 분할 매수하는 것이 유리하다. 달러 예금 등 달러를 직접 매수하는 것 외에 달러 선물 ETF나 달러 표시 채권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달러 예금은 환차익에 세금이 붙지 않지만 환전 수수료가 발생한다는 단점이, 달러 ETF는 쉽게 사고팔 수 있어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좋지만 매매 차익에 세금이 부과된다는 단점이 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