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핵 재배치' 당론 채택한 한국당 초청 강연서 지적
"오히려 북한의 선제공격에 취약…나토식 핵공유도 부적합"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군축담당 특보는 15일 "미국의 전술 핵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것은 최선이 아니다"고 말했다.

아인혼 전 군축특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이 주최한 초청 간담회에 연사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의 이런 견해는 한반도 내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한 한국당의 입장과 대비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아인혼 前 美국무부 군축특보 "전술핵 재배치 최선 아니다"
아인혼 전 군축특보는 "한국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면 오히려 북한의 선제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의견이 워싱턴에 있다"면서 "(되레 한국이) 전술핵을 (미국에) 반환하는 게 양국 간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술핵 재배치가 국내외 관련 여론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아인혼 전 군축특보는 "한국 내에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핵무기를 배치한다고 하면 반대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사드배치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알지 않느냐"면서 "중국이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미국의 핵무기가 동아시아에 영구적으로 배치됐다는 공격적 신호로 여기면서 한·중 관계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인혼 전 군축특보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류의 핵 공유 협정도 동북아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안보를 위한 한미 간 공조는 더욱 필요하지만 (전술핵 재배치가 아닌) 다른 방안을 통해 해야 한다"면서 "미국에 있는 다양한 무기나 괌에 배치된 폭격기만으로도 김정은은 (북한이) 선제공격할 시 미국이 먼저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해 미국 전략자산 순환배치를 확대하기로 한 것도 (한미 간 강한 군사동맹을 보여주는 측면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홍문종 의원은 "한국 국민은 전술핵 무기를 심리적 이유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미국이 '이런 옵션이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기를 한국 국민은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한반도 내 전술핵 재배치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핵 탑재 잠수함을 한반도 영해 바로 밖에 배치하는 것에 대해 토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것이) 한·미가 북핵에 대해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