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L, 홍콩에 4400억원 투자…"아시아 물류 빅뱅,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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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알렌 글로벌 CEO
한국 패션브랜드 직구열풍 주도
중국·동남아 물류 시장 키워
이젠 소비자가 유통 좌우
"손가락으로 어디서나 쇼핑
물류업계 역사적 기회왔다"
한국 패션브랜드 직구열풍 주도
중국·동남아 물류 시장 키워
이젠 소비자가 유통 좌우
"손가락으로 어디서나 쇼핑
물류업계 역사적 기회왔다"
세계 1위의 국제특송기업 DHL익스프레스가 홍콩 중앙아시아허브(CAH)에 3억3500만유로(약 4400억원)를 투자한다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고속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의 국제 특송 수요를 겨냥한 투자다. 홍콩 란타우섬 DHL익스프레스 홍콩 허브에서 만난 켄 알렌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전자상거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최초로 소비자가 시장을 좌우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홍콩 허브의 화물 처리 물량이 지난 10년간 연평균 12%씩 성장한 것이 이번 투자의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아시아 전자상거래, 연 12%씩 성장
DHL익스프레스는 아시아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10년간 미국과 유럽 경기가 위기를 겪을 때도 아시아 물류 시장은 ‘직구 열풍’으로 고속 성장했다. 스타일난다 등 한국의 온라인 패션 브랜드도 동남아와 중국 쪽 물류 시장을 키웠다.
알렌 CEO는 “손가락 하나로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걸 살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물류업계에는 역사상 한 번 올까 말까 한 큰 기회”라고 강조했다. DHL익스프레스는 지난해 전자상거래 성장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160억8000만유로였다. 영업이익은 45% 늘었다. 매출의 약 30%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발생했다.
홍콩 CAH는 미국 신시내티, 독일 라이프치히와 함께 DHL의 3대 글로벌 허브 중 하나다. 전 세계 DHL물류의 25%가 이곳을 거친다. 아·태지역을 오가는 물류의 49%가 이곳을 통한다. 10년 전에 비해 CAH의 화물 처리량은 네 배 이상 증가했다. 알렌 CEO는 “홍콩은 아·태지역을 4시간 이내에 연결할 수 있고, 매일 800회 이상의 항공편이 있는 최적의 거점”이라며 “물류의 97%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통관을 마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CAH의 확장공사가 끝나면 화물처리 속도는 시간당 7만5000건에서 12만5000건으로 늘어난다.
모든 직원을 ‘물류 슈퍼스타’로
DHL익스프레스는 196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했다. 한국에는 1977년 일양택배와 합작사를 설립해 진출했고, 2000년 지분을 모두 사들여 DHL코리아가 됐다.
DHL은 국가 간 특송만 한다. 지역 내 물류배송을 병행하는 경쟁사 페덱스나 UPS와 다르다. DHL은 약 250대의 전용기와 제휴 계약을 맺은 전 세계 항공기 등 매일 2470편으로 220개국에 물건을 실어나른다.
DHL익스프레스가 국가 간 특송에만 집중한 건 2009년 경제위기 때다. 금융위기 여파로 지역 택배에서 3조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알렌 CEO는 국제 특송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20개국 직원 9만여 명을 국제특송 전문가로 키우기 위해 2009년 CIS(Certified International Specialist)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지리학, 통관, 브랜드 등에 관한 기본 커리큘럼이 있다. 인재관리, 금융, 정보기술(IT) 등의 고위 과정도 있다. 직원 모두는 과목 이수 때 도장을 찍을 수 있는 붉은색 ‘성공을 위한 여권’을 품고 다닌다. DHL은 CIS교육에 연간 약 670억원을 쓰고 있다.
그는 “물류회사가 4차 산업혁명을 맞아 드론, 자동화 등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결국 이를 사용하는 현장 직원들이 회사의 철학과 방향을 이해할 때 완성되는 것”이라며 “매일 소비자를 만나는 이들에게 회사가 최고의 가치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DHL익스프레스는 아시아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10년간 미국과 유럽 경기가 위기를 겪을 때도 아시아 물류 시장은 ‘직구 열풍’으로 고속 성장했다. 스타일난다 등 한국의 온라인 패션 브랜드도 동남아와 중국 쪽 물류 시장을 키웠다.
알렌 CEO는 “손가락 하나로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걸 살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물류업계에는 역사상 한 번 올까 말까 한 큰 기회”라고 강조했다. DHL익스프레스는 지난해 전자상거래 성장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160억8000만유로였다. 영업이익은 45% 늘었다. 매출의 약 30%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발생했다.
홍콩 CAH는 미국 신시내티, 독일 라이프치히와 함께 DHL의 3대 글로벌 허브 중 하나다. 전 세계 DHL물류의 25%가 이곳을 거친다. 아·태지역을 오가는 물류의 49%가 이곳을 통한다. 10년 전에 비해 CAH의 화물 처리량은 네 배 이상 증가했다. 알렌 CEO는 “홍콩은 아·태지역을 4시간 이내에 연결할 수 있고, 매일 800회 이상의 항공편이 있는 최적의 거점”이라며 “물류의 97%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통관을 마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CAH의 확장공사가 끝나면 화물처리 속도는 시간당 7만5000건에서 12만5000건으로 늘어난다.
모든 직원을 ‘물류 슈퍼스타’로
DHL익스프레스는 196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했다. 한국에는 1977년 일양택배와 합작사를 설립해 진출했고, 2000년 지분을 모두 사들여 DHL코리아가 됐다.
DHL은 국가 간 특송만 한다. 지역 내 물류배송을 병행하는 경쟁사 페덱스나 UPS와 다르다. DHL은 약 250대의 전용기와 제휴 계약을 맺은 전 세계 항공기 등 매일 2470편으로 220개국에 물건을 실어나른다.
DHL익스프레스가 국가 간 특송에만 집중한 건 2009년 경제위기 때다. 금융위기 여파로 지역 택배에서 3조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알렌 CEO는 국제 특송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20개국 직원 9만여 명을 국제특송 전문가로 키우기 위해 2009년 CIS(Certified International Specialist)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지리학, 통관, 브랜드 등에 관한 기본 커리큘럼이 있다. 인재관리, 금융, 정보기술(IT) 등의 고위 과정도 있다. 직원 모두는 과목 이수 때 도장을 찍을 수 있는 붉은색 ‘성공을 위한 여권’을 품고 다닌다. DHL은 CIS교육에 연간 약 670억원을 쓰고 있다.
그는 “물류회사가 4차 산업혁명을 맞아 드론, 자동화 등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결국 이를 사용하는 현장 직원들이 회사의 철학과 방향을 이해할 때 완성되는 것”이라며 “매일 소비자를 만나는 이들에게 회사가 최고의 가치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