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지난 1년간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지난해 11월 이후 미국 제조업 일자리는 15만6000개 늘었다.

노동부가 조사한 제조업 70개 업종 중 중장비, 반도체, 식료품 등 19개 업종이 대선 이전 달인 지난해 10월 대비 일자리가 2.5% 증가했다. 반면 항공우주, 자동차 및 부품 제조 등 22개 업종에선 일자리가 줄었다. WSJ는 “2011년과 2014년의 일자리 증가분(20만 명)에는 못 미치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 마지막 해에 일자리 1만6000개가 사라진 것에 비하면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산업 분야 전반에서 진전이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주식 시장이 연일 최고치를 찍는 가운데 불도저·반도체·식료품 등의 분야에서 지출·심리·고용 등 다양한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공구 제조사 스탠리블랙앤드데커 최고경영자(CEO)인 제임스 로리는 “미국인과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 격차 축소, 제조 부문의 기술 진보 등 복합적인 요소가 제조업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투자도 늘고 있다. 지난 1분기 제조업체의 설비 투자는 2014년 초 이후 최고치인 14.8%(전기 대비 계절조정 연율 기준) 증가했으며, 2분기 설비 투자도 2년 만의 최고치인 8.8% 증가했다. 이 같은 제조업 호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감면 및 규제 완화 공약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우는 제조업 부활 정책의 중요한 부분이 아직 결실을 맺지 않았지만 재계는 이미 이익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