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예정됐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포항 지진 여파로 일주일 연기되면서 직장인들 간 출근 시간 혼선이 빚어졌다.

우선 중앙부처와 지자체 공무원들은 정상 출근했다. 행정안전부는 공무원들에게 수능시험 당일 아침 시간대 교통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출근시간을 한시간 늦췄으나, 수능이 연기됨에 따라 이 같은 계획을 정상화해 평소와 같은 오전 9시까지 출근할 것을 지시했다. 행안부는 서울과 세종, 대전 등을 오가는 통근버스 운행도 평소와 동일한 시간으로 유지키로 했다.

이날 공무원과 달리 삼성전자 등 전자업계에 재직하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수능 연기에 따른 출근 시간 재조정이 없었다. 기업별로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있어 애초에 출근 시간을 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자업계는 기업마다 유연근무제 도입 형태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근무시간을 정해 놓지 않고 일하는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9 to 6’로 대변되는 경직된 출퇴근 시간 때문에 우수 인력이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했다. 하루 4시간 이상, 주 40시간을 일하기만 하면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 사이에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개인에게 어느 정도 자율권을 주면서 업무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LG전자는 개인 사정에 따라 출퇴근을 1∼2시간 당기거나 늦출 수 있는 ‘플렉시블 출퇴근제’를 지난해 4월 시작했다. 야근을 하거나 육아기 자녀를 둬 출퇴근 시간 조정이 필요한 직원들을 위해 마련한 제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율출퇴근제를 시행하고 있어 애초부터 수능에 따른 출근시간 조정은 없었다. 평상시대로 출근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속적으로 여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여진이 지속될 경우 현장 근무자들을 대피시키고 생산라인 점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지난 15일부터 현장에서 생산라인을 점검을 마치고 정상 가동중이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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