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지진대 위에 사는 일본… 시선 집중되는 '면진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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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학적으로 저주받은 땅’이라고 불릴 정도로 일본은 지진이 많은 나라입니다. 크고 작은 지진이 수시로 발생해 지진과 함께 살아가고, 지진에 대비하는 것이 일상화됐습니다.
지진을 의식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하지만 가공할만한 자연의 힘 앞에 인간이 무력할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내진설계를 바탕으로 철저한 건물 시공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불안한 점이 적지 않기는 일본도 마찬가지라는 인상입니다.
지난 15일 진도 5.4의 포항지진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내진설계, 면진설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일본에서도 지진에 대비한 면진설계를 향한 관심의 눈길이 뜨거워지는 분위기입니다. 일본의 경제주간지인 닛케이비즈니스는 최근 면진설계 산업에 대한 특집기사를 게재했습니다. 지난해 진도7의 구마모토 대지진에서도 면진설계를 한 건물은 끄떡없었다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입니다. 구마모토 대지진 당시 본지진과 수차례의 여진이 이어진 결과 8369채의 가옥이 완파됐고 3만2478채가 반파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일부 파손 건물도 14만6382채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구마모토 니시구에 있는 11층짜리 맨션(한국의 아파트에 해당)은 건물 피해가 거의 없어 주목받았다고 합니다. 실내 가구 뿐 아니라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꽃병마저 쓰러지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면진구조 건물의 실효성이 입증된 사례로 널리 거론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선 1981년 개정된 건축기준법에 따라 진도5 정도 지진에는 건물이 거의 손상되지 않고, 진도 6~7의 대규모 지진에도 건물이 붕괴할 우려가 없도록 내진기준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진도 6의 충격파로 10만5000채의 가옥이 붕괴했던 1995년 한신대지진의 경우, 내진기준을 충족한 건물이라 하더라도 8%가량은 파괴됐다고 합니다. 또 건물이 무너지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지진을 겪은 후에 거주에 적합하지 않거나 자산가치가 크게 하락한 경우도 적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건물을 최대한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면진기술이 일본에서 주목 받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건물과 지반 사이에 적층 고무를 삽입해 건물의 흔들림을 줄이는 면진구조 건물은 일반 내진 건물에 비해 지진 흔들림을 3분의1에서 5분의1 가량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면진구조로 건설된 맨션과 오피스빌딩, 상업시설, 병원 등이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아직 보급률이 그렇게 높은 상황은 아니라고 합니다. 면진장치가 갖춰진 건물은 일본에서도 전체의 2%에 불과하다는 분석입니다.
아직 시장보급은 더디지만 면진관련 장비와 기술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면진 장비의 재료도 고무에서 철로 다양화되는 모습입니다. 통상 일반적인 면진 고무는 얇은 고무와 금속을 교대로 쌓아서 만듭니다. 건물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수직 방향으로는 딱딱한 반면 지진의 흔들림을 흡수하기 위해 수평 방향으로는 유연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면진고무에도 단점이 있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이상의 무게가 되는 건물에만 적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체육관처럼 가벼운 건물에서는 면진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물류 창고 같은 건물에서 적재물이 한쪽에 쏠릴 경우에도 안정된 면진 기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고무가 노화되는 단점도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신일철주금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에 고무 대신 철을 사용하는 면진장치를 개발해 출시했다고 합니다. 두꺼운 강판을 구면 가공한 부분과 스테인리스 미끄럼판을 일체화한 장치를 건물과 지반 사이에 삽입한다고 합니다. 지진이 일어나면 건물에 삽입된 슬라이더가 진자처럼 흔들려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올해는 작은 지진에도 흔들림을 줄일 수 있는 면진장치를 추가로 선보였다고 합니다.
면진장치를 갖춘 건물 중에서도 철제면진장치를 갖춘 건물은 수십 개에 불과하다고 합니다만 지속적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네요. 자연이 주는 도전과 시련에 대한 인간의 응전이 끊임없이 발전을 이끌어 나가는 모습입니다. 한국도 지금부터라도 지진에 대한 사회적 대비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지진을 의식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하지만 가공할만한 자연의 힘 앞에 인간이 무력할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내진설계를 바탕으로 철저한 건물 시공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불안한 점이 적지 않기는 일본도 마찬가지라는 인상입니다.
지난 15일 진도 5.4의 포항지진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내진설계, 면진설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일본에서도 지진에 대비한 면진설계를 향한 관심의 눈길이 뜨거워지는 분위기입니다. 일본의 경제주간지인 닛케이비즈니스는 최근 면진설계 산업에 대한 특집기사를 게재했습니다. 지난해 진도7의 구마모토 대지진에서도 면진설계를 한 건물은 끄떡없었다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입니다. 구마모토 대지진 당시 본지진과 수차례의 여진이 이어진 결과 8369채의 가옥이 완파됐고 3만2478채가 반파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일부 파손 건물도 14만6382채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구마모토 니시구에 있는 11층짜리 맨션(한국의 아파트에 해당)은 건물 피해가 거의 없어 주목받았다고 합니다. 실내 가구 뿐 아니라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꽃병마저 쓰러지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면진구조 건물의 실효성이 입증된 사례로 널리 거론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선 1981년 개정된 건축기준법에 따라 진도5 정도 지진에는 건물이 거의 손상되지 않고, 진도 6~7의 대규모 지진에도 건물이 붕괴할 우려가 없도록 내진기준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진도 6의 충격파로 10만5000채의 가옥이 붕괴했던 1995년 한신대지진의 경우, 내진기준을 충족한 건물이라 하더라도 8%가량은 파괴됐다고 합니다. 또 건물이 무너지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지진을 겪은 후에 거주에 적합하지 않거나 자산가치가 크게 하락한 경우도 적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건물을 최대한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면진기술이 일본에서 주목 받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건물과 지반 사이에 적층 고무를 삽입해 건물의 흔들림을 줄이는 면진구조 건물은 일반 내진 건물에 비해 지진 흔들림을 3분의1에서 5분의1 가량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면진구조로 건설된 맨션과 오피스빌딩, 상업시설, 병원 등이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아직 보급률이 그렇게 높은 상황은 아니라고 합니다. 면진장치가 갖춰진 건물은 일본에서도 전체의 2%에 불과하다는 분석입니다.
아직 시장보급은 더디지만 면진관련 장비와 기술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면진 장비의 재료도 고무에서 철로 다양화되는 모습입니다. 통상 일반적인 면진 고무는 얇은 고무와 금속을 교대로 쌓아서 만듭니다. 건물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수직 방향으로는 딱딱한 반면 지진의 흔들림을 흡수하기 위해 수평 방향으로는 유연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면진고무에도 단점이 있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이상의 무게가 되는 건물에만 적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체육관처럼 가벼운 건물에서는 면진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물류 창고 같은 건물에서 적재물이 한쪽에 쏠릴 경우에도 안정된 면진 기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고무가 노화되는 단점도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신일철주금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에 고무 대신 철을 사용하는 면진장치를 개발해 출시했다고 합니다. 두꺼운 강판을 구면 가공한 부분과 스테인리스 미끄럼판을 일체화한 장치를 건물과 지반 사이에 삽입한다고 합니다. 지진이 일어나면 건물에 삽입된 슬라이더가 진자처럼 흔들려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올해는 작은 지진에도 흔들림을 줄일 수 있는 면진장치를 추가로 선보였다고 합니다.
면진장치를 갖춘 건물 중에서도 철제면진장치를 갖춘 건물은 수십 개에 불과하다고 합니다만 지속적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네요. 자연이 주는 도전과 시련에 대한 인간의 응전이 끊임없이 발전을 이끌어 나가는 모습입니다. 한국도 지금부터라도 지진에 대한 사회적 대비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