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수능 시행 연기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 사진=교육부 제공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수능 시행 연기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 사진=교육부 제공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3일로 한 주 연기됨에 따라 대입 수시·정시전형 일정이 일제히 한 주 뒤로 순연됐다. 수능 이후 이의신청, 정답 확정 등의 일정도 한 주씩 밀린다. 이미 인쇄된 수능 문제지 보안 유지를 위해 출제·인쇄요원 합숙기간 역시 당초보다 한 주 연장키로 했다.

◆ 軍휴가 수능 응시생까지 배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18학년도 수능 시행 연기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골자는 대입 전형 연기다. 원래대로 진행할 경우 수험생 혼선이 불가피한 각 대학 전형 일정을 23일 변경된 수능날 뒤로 미뤘다. 대학들과 협의해 당장 이번 주말(18~19일) 예정됐던 논술·면접시험을 모두 한 주씩 연기했다.

4년제대는 수시전형 일정을 △전형기간 마감일 12월13일→20일 △합격자 발표 마감일 12월15일→12월22일 △등록기간 12월18~21일→12월25~28일 등으로 늦췄다. 정시 일정도 한 주 순연하되 추가모집 일정을 조정해 대학별 입학 및 학사 일정에는 차질 없도록 할 방침이다. 정시전형의 경우 고교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기준일이 11월30일에서 12월7일로 순연된 점이 눈에 띈다. 해당 기간 고교 3학년 수험생이 결석 또는 지각하면 출결 점수 감점으로 대입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전체 일정이 한 주씩 뒤로 밀리는 가운데 수능 성적은 당초 일정보다 6일 늦은 다음달 12일 통지하기로 했다. 수능 채점기간을 기존보다 하루 단축하는 데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또 군 휴가 등을 활용해 응시하려 했던 재수생 이상 고교 졸업생이 23일로 연기된 수능을 치를 수 있도록 국방부·법무부·병무청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지원할 예정이다. 박 차관은 “연기된 수능을 차질 없이 시행하고 학생과 학부모 혼란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대학들 부담 급증에 '속앓이'

이번 주까지 포항 관내 모든 학교는 휴업한다. 안전 점검을 거쳐 다음 주부터 정상 운영키로 했다. 교육부는 이 지역 고3 수험생은 포항 내 안전 구역과 인근 지역 유휴교실·공공도서관·평생학습관을 비롯해 학원, 독서실 등도 학습장소로 무료 이용할 수 있게끔 조치했다.

그러나 교육 당국의 수능 연기 결정이 취지와 달리 포항 지역 수험생에게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도권 소재 대학 입학처장은 “다른 지역 학생들은 준비 기간을 더 갖게 됐지만 상황이 열악한 포항 학생들이 남은 한 주 제대로 수능 준비를 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대학들은 입학전형 일정 연기로 ‘도미노 패닉’을 겪게 됐다. 입학사정 참여 교수와 대학의 학사 일정을 모두 조정해 정한 대학별고사 일정이 한 순간에 어그러진 탓이다. 백광진 중앙대 입학처장은 “논술 출제위원이나 면접관을 맡기로 한 교수들이 해외 학회 일정 등으로 빠지게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김진화 서강대 입학처장도 “교수뿐 아니라 논술 검토위원으로 참여하는 고교 교사가 함께 합숙 중인데 일정이 갑자기 바뀌어 큰일”이라고 했다.

한편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수능 문제지 보안 관련 사항은 일체 함구했다. 한 교육계 인사는 “초유의 사태인 만큼 폐쇄회로(CC)TV 등으로 이중삼중 보안 장치를 하고 경찰인력도 예년보다 늘려 남은 한 주 동안 유출되는 사태가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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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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