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4차 산업혁명과 대응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AI ‘알파고’가 바둑에서 이세돌을 이긴 게 지난해 3월이었다. 이때만 해도 AI는 사람이 입력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최근 기본적인 규칙을 입력하면 스스로 공부해서 판단하고 결정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이 기술로 개발된 ‘알파고 제로’는 36시간 동안 혼자 바둑을 익혀 원조 알파고를 압도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의 발전도 눈부시다. 유전 정보는 염기의 서열순서 형태로 존재한다. 그런데 최근 개발된 4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은 원하는 염기 하나만을 골라 교체할 수 있다. 이는 유전체 정보를 편집해 원하는 속성을 지닌 생명체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하고 세상을 어떻게 변모시킬까? 기대가 큰 만큼 우려 또한 크다. 천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완전한 인공지능의 개발이 인류의 멸망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회장도 AI를 “현존하는 가장 큰 위험요소”로 규정했다.

물론 우울한 미래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AI가 신약 등 세상의 많은 난제를 해결하는 등 인류의 번영과 복리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우려되는 기술 악용을 막기 위한 공동의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어쩌든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기계와 기계, 현실과 가상세계, 사람과 기계 등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다. 이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우리 기업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4차 산업혁명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 중 가장 큰 것은 양극화다. 데이터를 가지고 활용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데이터로 무장한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神)은 데이터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 스스로 잘 모르는 니즈까지 데이터에서 찾아내 제공하고 있다.

4차 산업시대 기업은 업(業)의 개념을 제품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업무 방식도 4차 산업혁명화해서 철저히 고객 중심의 서비스에서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구성원에 대해 지속적인 기술교육도 필요하다. 고객을 더 잘 이해해야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서 도태되지 않는다. “기업 성공의 핵심은 고객 입장에서 내부를 얼마나 잘 분석하느냐에 달렸다”는 경영학 대가 피터 드러커의 가르침이 새삼 생각나는 때이다.

최신원 < SK네트웍스 회장 swchoi@sk.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