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만난 로스 미국 상무 "미국 적자폭 너무 커… 자동차 부품 가장 심각"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사진)은 15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관련, “조기에 성사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로스 장관은 이날 미국을 방문 중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됐고,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에도 같은 요청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자리를 함께한 김현 대변인이 전했다.

로스 장관은 “미국의 적자폭이 너무 커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 됐기 때문에 고쳐야 한다”며 자동차 부품 문제를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미국산 차량의 특정 부품 기준이 너무 높기 때문에 이것을 개정해야 한다”며 “(한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이 증가하는 것은 맞는데, 미국산 차량에 특정 부품을 사용해야 하는 기준이 높기 때문에 그것을 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추 대표는 로스 장관에게 “한·미 FTA 개정과 관련해 농산물 개방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농민들이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고 국내 상황을 전했다.

그는 “미국의 우려는 무역 불균형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무역수지 적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자산을 구매해 무역 불균형이 파격적으로 해소되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품분야 적자만 보지 말고 서비스와 의료 등 미국이 압도적 우위를 지닌 분야를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 대표는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FTA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오해와 압박 강도가 워낙 세니까 우리가 먼저 재협상하자고 선제 대응한 것”이라며 “이곳에서 들어보니 미국이 한국만 특별한 기준으로 뭘 하려는 것 같지는 않고, 미국 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포인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면 폐기도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한·미 FTA 폐기 카드도 제시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