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16일 한국e스포츠협회의 자금 유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 조사를 앞두고 전격 사의를 밝혔다. 검찰이 전 수석의 소환조사 방침을 밝힌 지 하루 만이다. 새 정부 들어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이상 고위 인사가 비리 혐의로 물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적폐청산’을 주도하고 있는 청와대의 도덕성에 흠집이 생긴 데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 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다”며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정무수석으로서 최선의 노력으로 대통령을 보좌하려 했는데 결과적으로 누를 끼치게 돼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종 의혹에 대해 “과거 비서들의 일탈행위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사회에 만연한 게임산업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하고 e스포츠를 지원·육성하는 데 사심 없는 노력을 했을 뿐 그 어떤 불법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전날 전 수석 소환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자 그동안 버티던 전 수석도 문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자진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