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전방위 수사에 자유한국당이 긴장하고 있다. 한국당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인사들과 소속 의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당내 정치보복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지만 여권의 적폐청산 드라이브와 맞물려 ‘사정 한파’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16일 사퇴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수사도 검찰이 야권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기 위한 ‘구색 맞추기’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검찰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최경환 한국당 의원이 박근혜 정부에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 측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전 정부 청와대 참모들과 국정원장들에 이어 친박 의원들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또 원유철 한국당 의원이 지역구 내 사업가 여러 명으로부터 수억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포착하고 전날 원 의원의 경기 평택시 지역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친박계인 이우현 의원도 한 인테리어 업자와 수상한 돈 거래를 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한국당은 검찰발(發) 사정 한파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동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특활비와 관련된 검찰 수사는 일방적이고 정치 보복성”이라며 “특활비 실태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당 소속 의원 전원이 제출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땅한 대응책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국정원이 박근혜 정부 청와대 핵심 인사 외에 여야 국회의원들에게도 특활비를 줬다는 보도와 함께 현역 여야 의원 5명의 실명이 소문으로 돌아 정치권이 술렁거렸다. 이와 관련해 서훈 국정원장은 16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회의원들에게 특활비를 전달한) 근거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서 원장은 ‘국정원에 관련 예산이 있으니 (전달한) 근거가 남아 있는 것 아니냐’는 정보위원들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검찰로부터 통보받은 것도 없다”고 말했다고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이 전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