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이 임박하면서 청와대의 임명 강행이 초읽기에 들어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홍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 정국은 또다시 꽁꽁 얼어붙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되자, 20일까지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해줄 것을 국회에 다시 요청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자진 사퇴 또는 지명 철회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어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도 한국당이 논의에 참여해야 ‘부적격’ 의견을 담은 보고서 채택 논의를 할 수 있다는 견해다.

청와대는 홍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대한 국회의 협조를 구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안 되면 어쩔 수 없지 않겠나”고 말했다. 여당 내에서도 중기부 장관 후보자 인선이 워낙 힘든 데다 장기간 부처 수장 자리를 비워둘 수 없다는 이유에서 임명 강행론이 힘을 얻고 있다.

문 대통령이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홍 후보자를 중기부 장관에 임명할 경우 홍 후보자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채 임명되는 다섯 번째 고위 공직자가 된다.

문 대통령이 21일 임명을 강행하면 지난 5월10일 문재인 정부 출범 후 194일 만에 조각을 완료하게 된다. 역대 정권 가운데 가장 늦게 내각 구성을 마치는 것이다.

향후 정국 운영이 더욱 꼬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은 물론 내년도 예산안이나 개혁 법안 처리 등에서 국민의당을 비롯한 야권의 협조를 얻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