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이 18일(현지시간) 스위스 국제스키연맹(FIS) 집행위원 회의에 참석해 위원들에게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를 약속했다.  /롯데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이 18일(현지시간) 스위스 국제스키연맹(FIS) 집행위원 회의에 참석해 위원들에게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를 약속했다. /롯데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K스포츠재단 관련 재판을 마치자마자 비행기를 탔다. 18일(현지시간) 스위스 오버호펜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집행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다음 재판 참석을 위해 1박4일 일정으로 빠듯하게 다녀왔다.

신 회장이 일정을 쪼개 이 회의에 간 것은 내년 2월 열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알리기 위해서다. 대한스키협회장인 신 회장은 평창올림픽을 잘 치르기 위해선 FIS 집행위원 ‘공략’이 중요하다고 봤다. FIS가 동계 스포츠 단체 중 가장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안보 문제 등을 이유로 평창올림픽 참석을 주저하는 국가와 선수들을 설득하고, 더 적극적으로 준비 상황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날 FIS 회의에서 세계 각국에서 온 16명의 집행위원에게 평창올림픽 경기장과 경기 코스, 교통, 숙박 등 준비 상황을 보고했다. 안보 상황에 대해서도 위원들을 안심시켰다. 신 회장은 “북한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출전권을 획득하는 등 북한 선수단 참가를 기대하고 있다”며 “평창올림픽은 평화의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집행위원들의 평가가 좋았다고 한다. 플라비오 로다 이탈리아 동계스포츠연합회장은 “올림픽 준비가 잘 되는 것 같고, 안보 문제도 우려한 것보다 괜찮은 것 같다”며 “남은 기간 마무리를 잘 해서 기억에 남는 올림픽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스키 마니아인 신 회장은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남다른 열의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과 5월 각각 스위스와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FIS 회의에서 평창올림픽 준비 상황을 보고하고 홍보했다. 8월에는 설상 종목 첫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스키 국가대표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뉴질랜드 전지훈련 캠프장을 방문했다. 평창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대회 대부분을 관람하고 선수와 코칭 스태프를 격려했다. 구닐라 린드버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장,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등 국내외 주요 인사를 만나 수시로 올림픽 준비 상황을 논의하고 있다.

2014년 11월 대한스키협회장에 취임한 그는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2020년까지 100억원 이상을 지원하기로 했다. 신 회장과 롯데의 지원 속에 협회는 해외 전지훈련을 확대하고 외국인 우수 코치를 영입하는 등 선수들 기량 향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롯데그룹 차원에서도 평창올림픽을 적극 홍보하고 후원하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면세점은 평창올림픽 공식 후원사 계약을 맺고 총 500억원을 후원한다. 롯데 임직원들은 평창올림픽 배지를 달고, 민간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롯데면세점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등 그룹 내 유통 계열사들은 올림픽 기념 상품을 판매하며 올림픽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서울 잠실동 롯데월드타워를 비롯해 주요 영업장 10곳에는 올림픽 마스코트를 세운 포토존도 마련했다. 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렌탈 등 다른 계열사들도 대한스키협회 후원사로 참여해 각종 대회와 선수 훈련비 등을 지원하고 자동차, 음료, 간식, 건강식품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