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분청사기 느낌으로 되살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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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김동철 씨, 내달 7일까지 한경갤러리서 개인전
강원 정선이 고향인 서양화가 김동철 씨(53)는 주로 잔잔한 강과 안개 낀 풍경을 화폭에 담아낸다. 산과 강은 일상적인 것 같으면서도 특별한 감성을 제시하고 있어서다. 그림을 통해 행복, 휴식, 고요, 평온, 서정 같은 이미지를 선사하는 그의 개인전이 20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층 한경갤러리에서 시작됐다.
다음달 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자연 별곡’. 남한강 북한강 등 아늑한 강과 산 등 소재를 택해 마치 행복과 휴식을 붓끝으로 버무린 근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풍경화의 형식에서 벗어나 정서적인 감응을 이끌어내는 한국 고유의 색깔을 포착하려는 데 초점을 맞춘 작품들이다.
홍익대 미대와 대학원을 나와 잠시 학생들을 가르친 작가는 “이번 신작은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색깔을 잡아내기 위한 시도”라고 했다. 한국인에게 시각적으로 가장 편안한 색채를 연구해 산과 강의 구체적인 형태를 실루엣처럼 처리하며 청자와 분청자기의 색감으로 화면을 장악해나가는 식이다.
그는 “오랫동안 몰두해온 색채 연구를 그림에 차곡차곡 담아내고 흡수시키는 일이 흥미롭다”고 했다.
“고려청자와 조선의 분청사기는 장인정신이 응축된 우리 전통 문화재의 정수로 손꼽히죠. 아직 그 신비의 색깔을 재현시키지 못해 맥이 이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청자의 비취색과 분청사기의 색감은 아마 사람들의 시감각에 대한 피로감을 풀어주는 완벽한 색채일 겁니다.”
김씨는 “안개와 물비늘, 수면에서 반사되는 햇빛, 숲 그림자 등 자연현상을 청색 계통의 이미지로 재현하기 때문에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은 매우 힘들다”고 소개했다.
“먼저 색감 프리즘에 역점을 둡니다. 색채의 종류(색상), 밝기(명도), 맑기(채도)를 구분해 파악하는 데에만 꽤 많은 시간이 걸려요. 그 다음 붓을 들어 화폭에 머릿속을 맴돌던 아른한 심사를 풀어냅니다. 풍경이나 풍경사진을 조합해 특별한 경우 장소를 그리기도 하지만 통상적 풍경화에서 보는 아름다움에 대한 시각적인 즐거움을 밀쳐내고 편안한 여운을 화폭에 옮기지요.”
심상의 여과 과정을 거쳐 화면에 되살려낸 강과 산은 하나같이 긴 여운이 따른다. 빛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몸을 살며시 흔들어대는 수면 위의 잔물결처럼 아련한 감정의 여운이 가슴에 밀려들며 희미한 색상 너머로 ‘행복 바이러스’를 뿜어낸다. ‘자연의 색을 힐링’이라고 정의한 그는 “그림은 현대인의 삶을 치유하는 결정체”라며 “내 작품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떠다니는 배”라고 비유했다.
김경갑 기자 kkk1010@hankyung.com
다음달 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자연 별곡’. 남한강 북한강 등 아늑한 강과 산 등 소재를 택해 마치 행복과 휴식을 붓끝으로 버무린 근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풍경화의 형식에서 벗어나 정서적인 감응을 이끌어내는 한국 고유의 색깔을 포착하려는 데 초점을 맞춘 작품들이다.
홍익대 미대와 대학원을 나와 잠시 학생들을 가르친 작가는 “이번 신작은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색깔을 잡아내기 위한 시도”라고 했다. 한국인에게 시각적으로 가장 편안한 색채를 연구해 산과 강의 구체적인 형태를 실루엣처럼 처리하며 청자와 분청자기의 색감으로 화면을 장악해나가는 식이다.
그는 “오랫동안 몰두해온 색채 연구를 그림에 차곡차곡 담아내고 흡수시키는 일이 흥미롭다”고 했다.
“고려청자와 조선의 분청사기는 장인정신이 응축된 우리 전통 문화재의 정수로 손꼽히죠. 아직 그 신비의 색깔을 재현시키지 못해 맥이 이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청자의 비취색과 분청사기의 색감은 아마 사람들의 시감각에 대한 피로감을 풀어주는 완벽한 색채일 겁니다.”
김씨는 “안개와 물비늘, 수면에서 반사되는 햇빛, 숲 그림자 등 자연현상을 청색 계통의 이미지로 재현하기 때문에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은 매우 힘들다”고 소개했다.
“먼저 색감 프리즘에 역점을 둡니다. 색채의 종류(색상), 밝기(명도), 맑기(채도)를 구분해 파악하는 데에만 꽤 많은 시간이 걸려요. 그 다음 붓을 들어 화폭에 머릿속을 맴돌던 아른한 심사를 풀어냅니다. 풍경이나 풍경사진을 조합해 특별한 경우 장소를 그리기도 하지만 통상적 풍경화에서 보는 아름다움에 대한 시각적인 즐거움을 밀쳐내고 편안한 여운을 화폭에 옮기지요.”
심상의 여과 과정을 거쳐 화면에 되살려낸 강과 산은 하나같이 긴 여운이 따른다. 빛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몸을 살며시 흔들어대는 수면 위의 잔물결처럼 아련한 감정의 여운이 가슴에 밀려들며 희미한 색상 너머로 ‘행복 바이러스’를 뿜어낸다. ‘자연의 색을 힐링’이라고 정의한 그는 “그림은 현대인의 삶을 치유하는 결정체”라며 “내 작품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떠다니는 배”라고 비유했다.
김경갑 기자 kkk10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