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데이미언 허스트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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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영국 현대미술가 데이미언 허스트는 1991년 첫 개인전에서 죽은 상어를 포름알데히드가 가득 찬 유리 진열장 속에 매달고 모터를 연결해 움직이게 한 작품을 내걸었다. ‘살아 있는 자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육체적 불가능성’이란 제목의 이 작품은 당시 국제 화단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살아 있는 나비를 캔버스에 붙이고 약에 쓰인 여러 가지 성분을 다양한 색깔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처럼 경악스러운 작품을 선보인 그에게 ‘현대미술의 악동’이라는 별칭이 따라붙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그는 종종 숭고함과 비장함 같은 예술적 신념을 반영한 작품을 내놓기도 했다.
2000년에 제작한 이 그림 ‘무제’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과 죽음을 동시에 보여주는 ‘나비’ 시리즈의 대표작이다. 하트 모양 캔버스를 연한 핑크색으로 칠한 다음 형형색색의 나비 16마리를 섬세하게 수놓았다. 하트와 핑크색, 나비가 서로 교감하며 미학적 매력을 발산한다.
작가에게 나비는 아름다움의 상징이자 삶의 연약함, 허무함을 보여주는 소재다. 작품 속 나비들은 죽었지만, 예술작품의 일부가 됨으로써 영속성을 얻게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이처럼 경악스러운 작품을 선보인 그에게 ‘현대미술의 악동’이라는 별칭이 따라붙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그는 종종 숭고함과 비장함 같은 예술적 신념을 반영한 작품을 내놓기도 했다.
2000년에 제작한 이 그림 ‘무제’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과 죽음을 동시에 보여주는 ‘나비’ 시리즈의 대표작이다. 하트 모양 캔버스를 연한 핑크색으로 칠한 다음 형형색색의 나비 16마리를 섬세하게 수놓았다. 하트와 핑크색, 나비가 서로 교감하며 미학적 매력을 발산한다.
작가에게 나비는 아름다움의 상징이자 삶의 연약함, 허무함을 보여주는 소재다. 작품 속 나비들은 죽었지만, 예술작품의 일부가 됨으로써 영속성을 얻게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