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35층 재건축안 심의 해 넘기나
지난달 ‘초고층 재건축’을 포기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밑그림(정비계획안)에 대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내년 초로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그간 층수 논란에 가려져 있던 단지 내 공원 면적 등 세부 사항이 서울시 기준에 맞지 않아서다.

2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강남구청에서 검토 요청을 받은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안’에 대해 공원 면적을 추가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수정의견을 전달했다. 현재 정비계획안상 녹지 규모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른 도시공원 또는 녹지의 확보 기준에 미달한다는 지적이다. 시는 법정면적기준에 따라 1만7715㎡만큼의 녹지를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재건축 후 예정 가구 수(5905가구)에 3㎡씩을 곱한 규모다. 시는 기존 비대칭 선형으로 계획된 공원 형태를 정방형 공원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는 지적도 했다.

이번 정비계획안은 은마 추진위가 지난달 주민투표를 통해 49층 재건축을 포기한 뒤 35층으로 계획을 변경해 새로 강남구청에 제출한 안이다. 최고 14층, 4424가구 규모 단지를 최고 35층, 5905가구(임대 800가구 포함)로 재건축하는 게 골자다. 추진위는 35층 정비계획안을 다음달까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 올리겠다고 소유주들에게 공지해둔 상태다.

강남구청은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안에 대해 구청과 서울시 각 유관부서의 검토·수정의견을 취합해 은마 추진위에 이달 전달할 예정이다. 이후 조합의 수정안이 구청을 거쳐 서울시 공동주택과에 제출되면 도계위 심의 상정을 요청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은마 정비계획안은 검토 초기 단계”라며 “그간 이목이 집중된 층수 외에도 교통·환경영향평가 등에서 다양한 지적사항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남은 도계위가 다음달 2회뿐이란 점을 감안할 때 연내 심의 상정이 어려울지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도계위는 매월 첫째와 셋째 주에 열린다. 통상 도계위 심의에 안건을 상정하려면 개최 2주 전에 완료된 정비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은마 추진위가 약 2주 안에 서울시 등의 지적사항을 반영해 새 정비계획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수정사항이 많아진다면 연내 도계위 상정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