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세탁기 수출량 3분의 2에 50% '관세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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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미국서 세탁기 생산하라는 메시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21일(현지시간) 우려했던 대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자는 권고안을 내놨다.
가전업계는 이번 ITC 결정에 대해 "세탁기 완제품은 적어도 60% 이상을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돌리고, 부품은 100% 현지화하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 ITC 권고안은 어떤 내용
ITC는 3년에 걸쳐 미국에 수입되는 세탁기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권고안으로 내놨다.
모두 4명의 ITC 위원이 의견을 제시했는데 연간 120만대가 넘는 물량에 대해선 50%의 고율 관세를 물리자는 데 합의했다.
쿼터로 제시한 120만대 이하에 대해서는 관세를 물리지 말자는 의견과 1년 차에 20%, 2년 차에 18%, 3년 차에 15%를 물리자는 의견으로 갈렸다.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모든 세탁기에 대해 50%를 물릴 것을 요구했고, 삼성·LG전자는 불가피하다면 145만대 초과분에 대해서만 50%를 부과하라고 요청했던 점에 비춰보면 쿼터 물량을 120만대로 잡은 ITC의 권고안은 일종의 절충안인 셈이다.
다만 쿼터 이내 물량에 대해 관세 20%를 물리자는 의견이 채택될 경우 삼성·LG전자의 대미 세탁기 수출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ITC는 또 부품의 경우 쿼터를 1년 차 5만 대, 2년 차 7만 대, 3년 차 9만대로 잡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관세를 50%(1년 차), 45%(2년 차), 40%(3년 차)씩 물리자고 했다.
쿼터 이내 물량은 무관세다.
◇ 삼성·LG전자 연간 300만대 수출…최소 180만대에 관세 50%
가전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삼성·LG전자가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는 연간 300만대 안팎으로 추산된다.
두 회사가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대형 가정용 세탁기는 금액으로 치면 10억 달러(약 1조1천400억원) 수준이었다.
여기에 비춰보면 ITC가 권고안에서 제시한 120만대는 수출 물량의 40%에 불과한 수준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연간 120만대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다른 국가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도 모두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월풀 등도 해외 공장을 대거 지은 뒤 여기서 제조한 제품을 자국으로 들여오고 있는데 이 역시 수출 물량에 포함된다.
따라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0만대를 쿼터로 정한 ITC 권고안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삼성·LG전자가 수출하는 세탁기 중 최소 180만대 가량이 '관세 50%'의 영향권에 들어간다.
수출 물량 중 거의 '3분의 2'가 쿼터 초과분에 해당해 50%의 관세를 물게 되는 것이다.
다만 ITC가 LG전자가 국내 창원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물량은 예외로 인정하기로 한 만큼 이 부분은 쿼터 계산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창원에서 만들어 미국에 파는 세탁기는 LG전자의 전체 수출 물량 중 20%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ITC 위원 중 일부는 쿼터 이내 물량에 대해서도 20% 관세를 부과하자고 한 만큼 이 안이 채택될 경우 막대한 타격이 우려된다.
수출 물량 300만대 전체에 기본 20%의 관세가 붙고, 180만대 초과분에는 50%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LG전자 세탁기의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치명적이다.
결국, ITC의 권고안은 "미국 공장에서 세탁기를 생산해서 판매하라"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세탁기 공장을 건설 중이며 내년 1분기 중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문제는 당장 공장을 가동한다고 해서 수출 물량을 전량 대체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공장 가동 초기에는 일단 생산능력이 적은 상태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이를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도 테네시에 세탁기 공장을 짓고 있는데 당초 2019년 1분기로 잡았던 가동 개시 시점을 최대한 앞당겨 내년 연말까지로 앞당길 계획이다.
LG전자는 이 공장의 생산능력을 100만대 이상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 세탁기 공장의 가동 정상화에 적잖은 시일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의 관세 부과 결정은 삼성·LG전자에 당장에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부품의 경우는 ITC의 메시지가 더 뚜렷하다.
ITC는 쿼터 물량을 5만∼9만대로 제시했는데 이는 사실상 수리용 부품 물량 수준이라는 게 전자업계 입장이다.
사실상 부품은 100% 현지화해 미국에서 자체 조달하라는 얘기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ITC 권고안에 담긴 의미는 결국 세탁기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라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한국 전자업체의 입장은 여전히 '관세 부과는 미국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므로 필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21일(현지시간) 우려했던 대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자는 권고안을 내놨다.
가전업계는 이번 ITC 결정에 대해 "세탁기 완제품은 적어도 60% 이상을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돌리고, 부품은 100% 현지화하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 ITC 권고안은 어떤 내용
ITC는 3년에 걸쳐 미국에 수입되는 세탁기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권고안으로 내놨다.
모두 4명의 ITC 위원이 의견을 제시했는데 연간 120만대가 넘는 물량에 대해선 50%의 고율 관세를 물리자는 데 합의했다.
쿼터로 제시한 120만대 이하에 대해서는 관세를 물리지 말자는 의견과 1년 차에 20%, 2년 차에 18%, 3년 차에 15%를 물리자는 의견으로 갈렸다.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모든 세탁기에 대해 50%를 물릴 것을 요구했고, 삼성·LG전자는 불가피하다면 145만대 초과분에 대해서만 50%를 부과하라고 요청했던 점에 비춰보면 쿼터 물량을 120만대로 잡은 ITC의 권고안은 일종의 절충안인 셈이다.
다만 쿼터 이내 물량에 대해 관세 20%를 물리자는 의견이 채택될 경우 삼성·LG전자의 대미 세탁기 수출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ITC는 또 부품의 경우 쿼터를 1년 차 5만 대, 2년 차 7만 대, 3년 차 9만대로 잡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관세를 50%(1년 차), 45%(2년 차), 40%(3년 차)씩 물리자고 했다.
쿼터 이내 물량은 무관세다.
◇ 삼성·LG전자 연간 300만대 수출…최소 180만대에 관세 50%
가전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삼성·LG전자가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는 연간 300만대 안팎으로 추산된다.
두 회사가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대형 가정용 세탁기는 금액으로 치면 10억 달러(약 1조1천400억원) 수준이었다.
여기에 비춰보면 ITC가 권고안에서 제시한 120만대는 수출 물량의 40%에 불과한 수준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연간 120만대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다른 국가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도 모두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월풀 등도 해외 공장을 대거 지은 뒤 여기서 제조한 제품을 자국으로 들여오고 있는데 이 역시 수출 물량에 포함된다.
따라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0만대를 쿼터로 정한 ITC 권고안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삼성·LG전자가 수출하는 세탁기 중 최소 180만대 가량이 '관세 50%'의 영향권에 들어간다.
수출 물량 중 거의 '3분의 2'가 쿼터 초과분에 해당해 50%의 관세를 물게 되는 것이다.
다만 ITC가 LG전자가 국내 창원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물량은 예외로 인정하기로 한 만큼 이 부분은 쿼터 계산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창원에서 만들어 미국에 파는 세탁기는 LG전자의 전체 수출 물량 중 20%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ITC 위원 중 일부는 쿼터 이내 물량에 대해서도 20% 관세를 부과하자고 한 만큼 이 안이 채택될 경우 막대한 타격이 우려된다.
수출 물량 300만대 전체에 기본 20%의 관세가 붙고, 180만대 초과분에는 50%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LG전자 세탁기의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치명적이다.
결국, ITC의 권고안은 "미국 공장에서 세탁기를 생산해서 판매하라"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세탁기 공장을 건설 중이며 내년 1분기 중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문제는 당장 공장을 가동한다고 해서 수출 물량을 전량 대체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공장 가동 초기에는 일단 생산능력이 적은 상태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이를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도 테네시에 세탁기 공장을 짓고 있는데 당초 2019년 1분기로 잡았던 가동 개시 시점을 최대한 앞당겨 내년 연말까지로 앞당길 계획이다.
LG전자는 이 공장의 생산능력을 100만대 이상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 세탁기 공장의 가동 정상화에 적잖은 시일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의 관세 부과 결정은 삼성·LG전자에 당장에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부품의 경우는 ITC의 메시지가 더 뚜렷하다.
ITC는 쿼터 물량을 5만∼9만대로 제시했는데 이는 사실상 수리용 부품 물량 수준이라는 게 전자업계 입장이다.
사실상 부품은 100% 현지화해 미국에서 자체 조달하라는 얘기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ITC 권고안에 담긴 의미는 결국 세탁기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라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한국 전자업체의 입장은 여전히 '관세 부과는 미국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므로 필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