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3900개 몰려온 부산 강서
김해평야에서 농사짓고 낙동강에서 고기 잡던 마을, 변방의 부산 강서구가 꿈틀대고 있다.

쌀과 명지대파, 갈미조개 등으로 생계를 이어온 강서구는 1971년 전체면적의 61%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오랜 기간 발전이 없었다. 그랬던 강서구에 변화의 바람이 몰아친 것은 2003년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면서부터다.

그린벨트 해제 효과가 즉각적이진 않았다. 1989년 자치구 승격 당시 8만 명이었던 인구가 2007년 5만5000여 명까지 떨어졌다. 2006년 부산신항 개항과 함께 명지오션시티, 신호·지사과학단지 등이 자리 잡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잘 꾸며진 대규모 산업단지는 기업을 불러들였다. 1997년 녹산국가산업단지 내 5개로 출발한 기업 수는 현재 2143개사로 늘어났다. 국가산단 인근 기업까지 포함하면 총 3894개사로, 영남권 최대 산업 클러스터다.

인구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현재 강서구 인구는 11만7000여 명으로 4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공공기관이 이전한 세종시를 제외하면 2014년 이후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인구 증가율 1위다. 노기태 부산시 강서구청장은 “2025년 김해신공항이 개항하면 교통과 물류는 물론 연구개발특구, 항공클러스터 등이 들어선 명품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