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가 올렸는데 투자의견 낮추는 이상한 증권사 리포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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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주가를 기존 13만5000원에서 29.6% 상향한 17만5000원으로 수정 제시하나 투자의견을 '매수'(BUY) 에서 '보유'(HOLD)로 하향조정한다.”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적용 기간 변경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18만원으로 5.9% 상향하나, 제한적인 주가 업사이드를 고려해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한다."
최근 증권사들이 발간한 넷마블게임즈의 분석 보고서(리포트)에 나오는 문구다. 이들 증권사는 넷마블게임즈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높여 잡았다. 반면 투자의견은 낮춰 제시했다. 사실상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해당 종목을 매수할 필요는 없다고 권고한 것이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사는 것이 일반 사람들의 상식이라는 점에서 의아한 대목이다.
최근 증권사 리포트에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엇갈린 방향으로 내놓는 사례가 늘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과거 보고서에 제시했던 목표주가와 현재 실제주가의 차이를 밝히도록 한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넷마블게임즈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 나온 증권사 리포트 19개 중 3개가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의 방향을 반대로 제시했다.
한 종목에 대해 여러 증권사가 엇갈린 방향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애널리스트들은 기존에 예상하지 못했던 외부 이슈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항변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로 불가능해보였던 한중 통화스와프 협정이 연장되면서 한·중 관계가 개선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국 정부의 '판호제'(게임에 대한 사전 심의제도)에 막혀 출시 여부가 요원했던 넷마블게임즈의 신작 '리니지2 레볼루션'의 중국 진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이들 증권사 3곳은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미치는 수준을 기록하는 등 이익 흐름이 좋지않다고 판단해 넷마블게임즈의 투자의견을 하향했었다. 하지만 이같은 단기성 호재가 나오면서 급등한 주가로 생긴 괴리율을 줄이기 위해 목표주가는 올려 잡을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넷마블게임즈의 경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 하이투자증권은 카카오에 대해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에서 17만원으로 높여 잡았지만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다. 또 대신증권은 삼화콘덴서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의 3만3000원 대비 21.2% 상향한 4만원으로 제시했지만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시장수익률 수준'(Marketperform)으로 하향했다. 단기성 뉴스들로 주가가 급등락한 종목을 분석한 리포트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종종 나온다.
애널리스트들은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에 허점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일시적 이벤트에 따라 주가가 잠시만 출렁여도 그것이 그대로 괴리율이 반영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중장기 시각으로 보면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적어 투자의견을 하향했지만 일시적으로 주가가 급등할 경우 괴리율을 낮추기 위해 목표주가는 올려 잡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급등락했지만 향후에는 그 변동세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도 일단 괴리율을 맞추기 위해 목표주가를 조정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최근 국내 증시가 상승장에 진입해 오름세가 가팔라지는 종목이 늘고 있는 만큼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이 엇갈리는 사례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즉, 주가 분석을 할 때 단기적인 주가 흐름에 휘둘리는 경우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애널리스트들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의견과 목표주가의 다른 방향은 기존 보고서의 전망이 틀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기존 목표주가 전망치가 잘못된 제시된 경우 이를 보정하기 위해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이 엇갈리는 모순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괴리율을 산출할 때 예상 기간의 주가 평균치를 적용하기 때문에 일시적 변동에 따라 괴리율이 좌우되는 상황이 많지 않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주가에 반영되는 다양한 요인들을 간과한 것"이라며 "추정과 실제 주가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면 괴리율을 낮추기 위해 목표주가는 올리거나 내리지만 기존 추정은 유지하기 위해 투자의견은 반대로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적용 기간 변경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18만원으로 5.9% 상향하나, 제한적인 주가 업사이드를 고려해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한다."
최근 증권사들이 발간한 넷마블게임즈의 분석 보고서(리포트)에 나오는 문구다. 이들 증권사는 넷마블게임즈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높여 잡았다. 반면 투자의견은 낮춰 제시했다. 사실상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해당 종목을 매수할 필요는 없다고 권고한 것이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사는 것이 일반 사람들의 상식이라는 점에서 의아한 대목이다.
최근 증권사 리포트에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엇갈린 방향으로 내놓는 사례가 늘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과거 보고서에 제시했던 목표주가와 현재 실제주가의 차이를 밝히도록 한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넷마블게임즈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 나온 증권사 리포트 19개 중 3개가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의 방향을 반대로 제시했다.
한 종목에 대해 여러 증권사가 엇갈린 방향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애널리스트들은 기존에 예상하지 못했던 외부 이슈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항변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로 불가능해보였던 한중 통화스와프 협정이 연장되면서 한·중 관계가 개선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국 정부의 '판호제'(게임에 대한 사전 심의제도)에 막혀 출시 여부가 요원했던 넷마블게임즈의 신작 '리니지2 레볼루션'의 중국 진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이들 증권사 3곳은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미치는 수준을 기록하는 등 이익 흐름이 좋지않다고 판단해 넷마블게임즈의 투자의견을 하향했었다. 하지만 이같은 단기성 호재가 나오면서 급등한 주가로 생긴 괴리율을 줄이기 위해 목표주가는 올려 잡을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넷마블게임즈의 경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 하이투자증권은 카카오에 대해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에서 17만원으로 높여 잡았지만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다. 또 대신증권은 삼화콘덴서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의 3만3000원 대비 21.2% 상향한 4만원으로 제시했지만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시장수익률 수준'(Marketperform)으로 하향했다. 단기성 뉴스들로 주가가 급등락한 종목을 분석한 리포트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종종 나온다.
애널리스트들은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에 허점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일시적 이벤트에 따라 주가가 잠시만 출렁여도 그것이 그대로 괴리율이 반영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중장기 시각으로 보면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적어 투자의견을 하향했지만 일시적으로 주가가 급등할 경우 괴리율을 낮추기 위해 목표주가는 올려 잡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급등락했지만 향후에는 그 변동세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도 일단 괴리율을 맞추기 위해 목표주가를 조정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최근 국내 증시가 상승장에 진입해 오름세가 가팔라지는 종목이 늘고 있는 만큼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이 엇갈리는 사례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즉, 주가 분석을 할 때 단기적인 주가 흐름에 휘둘리는 경우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애널리스트들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의견과 목표주가의 다른 방향은 기존 보고서의 전망이 틀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기존 목표주가 전망치가 잘못된 제시된 경우 이를 보정하기 위해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이 엇갈리는 모순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괴리율을 산출할 때 예상 기간의 주가 평균치를 적용하기 때문에 일시적 변동에 따라 괴리율이 좌우되는 상황이 많지 않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주가에 반영되는 다양한 요인들을 간과한 것"이라며 "추정과 실제 주가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면 괴리율을 낮추기 위해 목표주가는 올리거나 내리지만 기존 추정은 유지하기 위해 투자의견은 반대로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