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회사들이 건설주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정부 규제와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내년 부동산시장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90원(1.55%) 하락한 57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20% 넘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현대산업(-8.72%) 현대건설(-7.26%) 대림산업(-2.15%) 등도 줄줄이 하락했다.

건설사 주가는 부동산 관련 대출을 억제하는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나온 뒤 “규제 강도가 예상보다 강하지 않다”는 평가에 잠깐 올랐지만 그 뒤로 줄곧 하락세를 타고 있다. 주택 매매 거래량 감소가 가시화된 게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주택 매매 거래량은 전년 동월보다 41.8% 감소했다. 부동산을 사는 수요가 줄면서 건설사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증권사들은 주요 건설 종목의 목표가를 줄줄이 낮췄다.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등 10개 증권사는 지난달 이후 현대건설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GS건설은 12개, 현대산업은 7개, 대우건설은 3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내렸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 목표주가를 6만6000원에서 5만원으로 24% 하향 조정하면서 “국내 주택사업 규제 리스크(위험)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낮췄다”며 “4분기 해외 수주가 주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내년 부동산경기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 부동산 조정과 글로벌 대체투자 확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정부의 고강도 추가 규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 가중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내년 국내 부동산시장이 조정 국면에 진입하고 신규 분양 시장이 활기를 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 하반기 지방 부동산에 이어 내년에는 경기와 서울까지 주택가격 조정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