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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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제 2의 신라젠은 뭐냐"는 질문입니다.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지만 그만큼 투기 성향이 강하다는 방증이기도 하죠."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투자설명회에 참석하면서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초점이 단기 성과에 맞춰져 있다며 이같은 이야기를 전했다.

코스닥지수가 10년 만에 800선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가장 돋보인 종목군은 단연 바이오·제약주다. 24일 전문가들은 코스닥 정책 랠리의 초기 주도주로 시총 상위 바이오·제약주가 급부상했지만 다소 과열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제약업종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23.71% 급등했다. 대장주 셀트리온이 이달 들어 27.32% 뛰었고, 셀트리온제약(85.37%), 신라젠(84.14%) 등이 동반 급등했다.

'큰 손' 기관과 외국인이 시총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주식 매집에 나섰고, 코스닥150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바이오주 주가가 급등했다는 분석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 6개가 바이오주이기 때문이다.

대장주 셀트리온의 경우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시장 점유율 확대에 대한 기대와 실적 증가가 뒷받침되고 있지만 일부 종목의 경우 가시화된 실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2000년 초반 불거진 정보기술(IT) 버블과 같이 거품 논란도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꿈을 먹고 자라는' 바이오주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산정이 어려운 특성이 있지만 최근 급등으로 단기 과열 구간에 이르렀다는 데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마주는 매년 급등한 대표주가 있기 마련"이라며 "지난해 상장한 신라젠의 경우 밸류에이션 상단이 형성돼 있지 않았던 점이 투자심리가 가열되면서 주가가 치솟게 된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기술적 분석상 성장주 추세 판단에 유의미한 기술적 가늠자인 피보나치 팬 차트에 비춰 코스닥 제약 및 바이오주의 상승 추세의 지속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 제약업종 월봉 차트가 전날 주가 상승과 함께 피보나치 수열 상방 저항구간이라 할 수 있는 0.0%선 돌파 시도가 전개됐다"며 "최근 주가 상승이 중장기 펀더멘털 개선 기대를 넘어서는 단기 심리·수급적 과잉반응의 산물일 공산이 크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그는 "상기 추세의 지속 가능성 또한 지극히 제한적일 수 있음을 암시하는 신호로 해석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마디지수를 돌파한 코스닥은 시총 상위에 포진한 바이오주가 단기 조정을 받을 경우 코스닥 역시 쉬어가는 흐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급격하게 고꾸라지기보다는 바이오주 외에 다른 종목군으로 온기가 확산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코스닥지수 향배와 관련해 김용구 연구원은 "중소형주 시장에 중장기 낙관론과 12월 정책 기대가 유효하다는 점에서 급락하기보다는 속도 조절과 내부 순환매를 통한 추동력 보강 시도 전개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바이오주 다음 타자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재차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이슈가 재점화되고 5세대(5G) 관련 통신네트워크 장비주가 이슈화되는 등 중소형주와 코스닥 관련 테마가 순환되고 있다"며 "코스닥150ETF의 수급 쏠림도 차익실현 후 재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순환 종목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유가의 방향성과 원화 변동성 등을 감안하면 주요 가격지표 움직임이 단기적으로 대형 수출주 보다는 상대적으로 내수주·중소형주·코스닥에 우호적인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용구 연구원은 "후발주자격 전략 대안으로는 개별 종목보다 코스닥150 ETF를 활용한 베타 플레이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한 실적과 밸류에이션 메리트를 겸비한 IT주가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12월 코스닥150 지수 정기변경 간 신규 편입 확정 종목군 역시 바이오를 대체하는 전술적 후발주자로 판단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음달 정부가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코스닥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대형 IT기업 낙수효과로 실적이 기대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품, 소재 등 IT주는 아직 고평가 받고 있는 상황은 아니고, 4차 산업 혁명 관련 이슈도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