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호남계 "안철수, 통합하려면 보따리 싸서 나가라"

유성엽 "한심하다" 탈당 거론

박지원 "정체성·가치·의석 잃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6일 서울 도화동에서 열린 ‘싱크탱크 미래’ 현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3선의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은 26일 바른정당과의 통합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안철수 대표를 향해 “기어이 통합하겠다면 보따리 싸서 나가라”고 말했다. 통합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안 대표에 대한 국민의당 호남계 중진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안 대표를 겨냥해 “그 길(바른정당과 통합)은 결단코 함께할 수 없고, 가고 싶은 사람만 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당을 살리겠다고 정치공학에만 매달리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고 한심하지만, 그 정치공학도 참으로 위험천만하기 그지없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자유한국당과 통합 협상을 하는 바른정당과 어떻게 통합할 수 있나”라며 “신YS(김영삼 전 대통령) 3당 합당의 길에 휩쓸려 달라는 것인데, (안 대표는) 아니라고 하지만 지금까지 언행을 보면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전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안 대표 공격에 가세했다. 그는 “안 대표는 부인하지만, 상대는 단계적 3당 통합론을 주창한다”며 “(이에 대해 국민의당에서는) 다수의 의원이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DJ(김대중 전 대통령)도 정체성이 완전히 일치하는 뿌리가 같은 원내 8석의 꼬마 민주당과 통합했다”며 “정체성이 완전히 다른 DJP(김대중·김종필)연합은 통합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정치는 명분과 실리가 있어야 한다”며 “통합으로 정체성과 가치를 잃고, 원내 의석도 잃는다면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