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기억 속 폭풍 - 이희중(1960~)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요. 시간은 어떤 아픈 사랑에 대한 기억을 잊게 해줄 수도 있지만, 젊은 날의 시든 어떤 사랑은 망각의 힘으로도 쉽게 버려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기억의 다락 어딘가에 소용돌이로 남아 있어 인간의 의지대로 잊는 게 불가능한 사랑이 그렇죠. 그래서 한때의 사랑은 ‘영원한 폭풍’의 이미지로 남겨져 삶의 한복판, 그 폭풍의 눈 속에서 고요한 풍경으로 기억됩니다.

김민율 시인 (2015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