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팀 선수들이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인비테이셔널 대회가 열린 26일 경북 경주시 블루원디아너스CC에서 첫 우승한 뒤 LPGA 팀 선수들의 꽃세례 축하를 받으며 웃고 있다. KLPGA 제공
KLPGA 팀 선수들이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인비테이셔널 대회가 열린 26일 경북 경주시 블루원디아너스CC에서 첫 우승한 뒤 LPGA 팀 선수들의 꽃세례 축하를 받으며 웃고 있다. KLPGA 제공
제3회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 대회가 열린 26일 경북 경주시 블루원디아너스CC(파72·6373야드). 고진영(22)이 16번 홀(파4)에서 2m 남짓한 거리의 버디 퍼팅을 했다. 공은 컵으로 빨려 들어갔고 고진영은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웃었다. 고진영은 김세영(24·미래에셋)과의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3&2(2개 홀을 남기고 3개 홀 승리)로 이겼다. 고진영의 승리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팀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팀을 제치고 이 대회 우승을 확정 지었다. 내년부터 LPGA 투어에 진출하는 고진영이 한국을 떠나면서 KLPGA 팀에 승리를 선물한 것이다.

KLPGA 팀은 이번 대회에서 LPGA 팀과의 자존심 대결에서 승리했다. KLPGA 팀은 대회 마지막 날 LPGA 팀을 상대로 한 싱글 매치플레이 12경기에서 5승2무5패를 기록했다. 사흘간 합계 13점을 따낸 KLPGA 팀은 11점의 LPGA 팀을 2점 차로 따돌리고 2015, 2016년에 연달아 패한 아픔을 갚았다. 이 대회는 KLPGA와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 13명씩 한 팀을 이뤄 맞대결을 벌이는 단체전이다.

앞서 이틀간 열린 포볼(두 명의 선수가 한 조를 이뤄 각자의 공으로 경기, 더 좋은 성적을 팀 점수로 삼는 방식), 포섬(두 명의 선수가 한 조를 이뤄 공 한 개로 경기하는 방식) 6경기씩에서 7-5로 앞선 KLPGA 팀은 이날 싱글 매치플레이 12경기에서 최소한 5승1무를 거둬야 우승이 가능했다. 이날 우승 최소 조건인 5승1무를 힘겹게 웃돈 5승2무의 성적을 내며 이긴 KLPGA 팀은 우승 상금 6억5000만원을 가져갔다. LPGA 팀은 준우승 상금 3억5000만원을 받았다.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맹활약한 ‘지현’들의 공이 컸다. 2, 3조로 나간 롯데 소속 김지현(26)과 한화 소속 김지현(26)이 나란히 LPGA 팀의 허미정(28·대방건설)과 신지은(25·한화)을 꺾고 기선을 잡았다. 특히 KLPGA 팀의 주장을 맡은 한화 소속 김지현은 신지은을 7&6(6개 홀을 남기고 7개 홀 승리)로 일찌감치 대파하면서 팀의 사기를 올렸다. LPGA 팀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첫 조에서 경기한 LPGA 팀 이정은5(29·교촌F&B)는 경기 초반 KLPGA 팀 오지현(21·KB금융그룹)에게 6번 홀까지 5홀을 뒤지다 후반에 반격해 역전승을 거뒀다. LPGA 팀의 지은희(31·한화)도 KLPGA 팀의 김자영(26·AB&I)으로부터 마지막 18번 홀을 빼앗아오면서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부족했다.

배선우(23·삼천리)가 LPGA 팀의 주장인 유소연(27·메디힐)을 3홀 차로 꺾고 11.5점을 확보한 KLPGA 팀은 고진영이 마지막 1점을 채우면서 승리를 확정했다. 김세영과 맞대결을 벌인 고진영은 경기 시작 전 포토타임에서 태권도 유단자인 김세영을 ‘옆차기 퍼포먼스’로 기선 제압했고, 경기 내내 우위를 지켰다. 고진영은 이 대회에 3년 연속 출전, 5승4무를 기록하며 무패 행진도 이어갔다.

LPGA 팀은 이후 이미향(24·KB금융그룹)이 KLPGA 팀의 이다연(20·메디힐)과 비겼고 김효주(22·롯데), 전인지(23)가 연속해서 승리를 쓸어 담았으나 이미 정해진 승부를 되돌리진 못했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들과 타이틀 스폰서인 ING생명은 경북 포항 지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1억5000만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