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도 '세대교체'… CEO들 젊어졌다
코오롱그룹이 26일 안병덕 사장을 그룹 부회장으로, 장희구 코오롱플라스틱 부사장을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으로 각각 승진시키는 등 모두 36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상무보(34)도 그룹 지주회사인 (주)코오롱 상무로 승진했다. 50대 초반 최고경영자(CEO)를 과감하게 발탁하고, 주력 계열사 경영진을 교체하면서 작년(29명)보다 임원 인사 폭이 커졌다.

안병덕 (주)코오롱 사장(60)은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코오롱그룹에 전문경영인 출신 부회장이 임명된 것은 2008년 민경조 부회장 이후 9년 만이다. 안 부회장은 1982년 코오롱 상사에 입사한 뒤 회장 비서실·부속실에서만 2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안 부회장은 앞으로 이웅열 회장을 보좌해 코오롱그룹 대내외 업무를 조정하고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장희구 사장(58)은 코오롱플라스틱을 꾸준히 성장시킨 성과를 인정받아 코오롱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이끌게 됐다. 장 사장은 2014년 전무 승진 4년 만에 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장 사장 발탁은 성과주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코오롱그룹은 설명했다.

50대 초반 CEO를 대거 선임하며 세대교체에 나선 점도 눈에 띈다. 안 부회장의 승진으로 공석이 된 (주)코오롱의 대표이사 자리는 (주)코오롱 전략기획실장인 유석진 전무(53)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맡는다. 그룹 내 위상이 커지고 있는 코오롱플라스틱 대표이사에는 (주)코오롱 사업관리실장 김영범 전무(52)가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윤영민 전무(52)도 부사장으로 승진해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패션 사업을 총괄한다. 이번 인사로 코오롱그룹 CEO 평균 연령은 58세에서 56세로 낮아졌다. 코오롱그룹은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따른다는 성과주의 원칙이 지속적으로 반영된 인사”라며 “발탁에 따른 세대교체로 젊은 리더십을 구축해 혁신적이고 역동적인 경영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수지 사업의 성장을 이끌어온 이재혁 코오롱인더스트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또 코오롱그룹 오너가(家) 4세인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가 지주사인 (주)코오롱 상무로 승진하면서 그룹 경영 보폭을 넓힐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이혜리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가 상무로 승진함에 따라 2010년 이후로 9년째 여성 임원의 승진이 이어지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최근 10여 년간 대졸 공채에서 여성 인력을 30% 이상 채용하고, 여성 멘토링제도 운용 등 여성 리더 육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