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궤멸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이집트에서 사상자를 극대화하는 잔혹한 공격으로 건재함을 과시해 충격을 주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에 있는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발생한 최악의 폭탄·총기 공격으로 300여 명이 사망했다. 목격자들은 테러범들이 금요기도회가 열린 알라우다 모스크에 나타나 군사작전을 하듯 조직적으로 학살을 자행했다고 밝혔다. 24일 낮 12시를 조금 넘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5대에 나눠 타고 모스크에 도착한 무장 괴한 20여 명은 사원 정문과 12개 창문에 자리 잡고 공격에 나섰다. 이 테러로 어린이 27명을 포함해 최소 305명이 숨지고 128명이 다쳤다.

테러범들은 IS를 상징하는 검은색 깃발을 들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나이반도는 IS 등 극단주의 무장조직의 공격이 잦은 지역이다. 시나이반도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IS 이집트지부는 이집트 군경과 콥트교도를 대상으로 여러 차례 테러를 감행했다. IS 이집트지부는 2015년 10월 이집트 상공에서 탑승자 224명 전원이 숨진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 배후를 자처하기도 했다. 이번 테러는 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주요 거점을 잃었어도 곳곳에 있는 IS 지역 지부는 건재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테러를 저지른 세력이 IS가 여전히 위협적이라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많은 사상자를 내는 데 집중했다고 분석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