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모두몰’로 이름이 바뀌는 부평지하상가에서 외국인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강준완 기자
내년 ‘모두몰’로 이름이 바뀌는 부평지하상가에서 외국인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강준완 기자
아시아 최대 면적, 최다 상점 수를 자랑하는 인천 부평지하상가가 ‘모두몰(modoomall)’로 내년 1월 새롭게 태어난다. 조강묵 (주)부평역지하상가 대표는 “지하상가 이미지를 벗고 복합쇼핑·문화공간으로 변한 모두몰을 내년 1월부터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두몰은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모든 것이 있으며, 모든 것이 모인다’는 의미다.

모두몰은 2015년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 지정 문화관광형시장으로 뽑혀 3년간 18억원의 쇼핑환경 개선자금을 지원받았다. 올해가 복합쇼핑·문화공간으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마지막 해다. 모두몰 브랜드도 인큐베이팅 기간에 태어났다.

1076개 지하상가 주인들은 지난 3년 동안 쇼핑환경 개선 전략에 따라 인터넷 네트워크 강화, 출입구 모두몰 이미지 통일, 상징물 설치, 웹진 운영, 앱(응용프로그램)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급감한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을 대체하기 위해 외국인유치홍보실을 운영하고, 국내 체류 외국 유학생 대상으로 홍보도 강화했다. 상인과 고객, 지역주민들의 소통을 위해 문화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20~30대 젊은이를 위해 앱도 제작했다. 앱을 클릭하면 내 위치는 물론 상가정보, 이벤트 뉴스를 손쉽게 알 수 있다. 출입구가 30개가 넘고, 면적이 3만㎡로 넓어 길을 잃을 수 있는 염려가 줄어들었다. 상가 통로는 고객들이 동선을 알기 쉽도록 주황길, 빨강길, 초록길, 파란길로 구분했다.

조 대표는 “평일에 8만 명, 주말에는 10만 명 넘게 모두몰을 찾는다”며 “최근에는 유커 외에 방글라데시 네팔 베트남 등 고객들이 다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점 주인들도 사드 보복 이후 한·중 간 관계개선 움직임이 일면서 예전의 호황을 기대하고 있다. 숙녀복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도희 사장은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사드 영향으로 많이 힘들었다”며 “모두몰 시대를 열면서 모두 합심해 고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쇼핑몰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모두몰은 부평역지하상가, 신부평지하상가, 부평중앙지하상가, 대아지하상가 등 4개로 구성돼 있다. 면적은 3만1692㎡, 총연장 길이는 1.8㎞다. 2014년에 부평역민자역사 상가를 포함해 1408개로 단일 면적 최다 지하상가 점포 수를 기록, 월드 레코드 아카데미에 등재됐다. 매장은 의류 분야가 68% 이상을 차지한다.

1970~1980년대 부평지하상가는 평소 시민들 통행로였지만, 유사시 방공대피시설이었다. 1977년부터 민간 자본으로 상가 개발을 시작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지하상가 대부분은 인천시 소유이며, 상인들이 일정 기간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석종수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원은 “모두몰은 인천의 대표적인 지하상가로 고유의 특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공동 마케팅·구매, 마일리지 카드 활용 등 다양한 시장 활성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