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오른쪽)이 시의회 선거가 열린 26일(현지시간) 수도 아바나 인근 플라야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플라야AFP연합뉴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오른쪽)이 시의회 선거가 열린 26일(현지시간) 수도 아바나 인근 플라야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플라야AFP연합뉴스
쿠바가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86)의 후계자를 선출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쿠바 현지 언론과 외신은 쿠바가 26일(현지시간) 전국 시의원 선거를 치렀다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 약 800만 명은 주민의회가 추천한 후보자 2만7000명 중에서 시의원 1만2515명을 뽑는다. 선출된 시의원은 주 의회와 인민권력국가회의(의회) 의원 후보 중 절반을 차지하게 된다. 이후 국가회의는 내년 2월 국가평의회를 구성해 통수권자인 의장을 비롯해 수석부의장, 각 분야 부의장 5명, 서기 1명을 선출한다. 따라서 이번 시의회 선거가 권력 교체 작업의 시발점인 셈이다.

카스트로 의장은 1959년 형인 피델 카스트로, 체 게바라 등과 함께 친미 정권을 전복하고 오랫동안 쿠바 공산당 정권의 중심부에 있었다. 49년 동안 집권한 형이 건강상 이유로 권력을 내려놓자 2008년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물려받았다. 그는 자신의 두 번째 5년 임기가 끝나는 내년 2월 의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쿠바 공산당 당수직은 90세가 되는 2021년까지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스트로 의장은 형 피델의 사망 1주기 다음날인 이날 수도 아바나 서부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했다.

차기 의장으로는 개혁·개방 성향인 미겔 디아스카넬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58)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1993년 공산당에 가입한 그는 2009년 고등교육부 장관을 지내고 2013년부터 부의장에 임명됐다. 그는 투표 후 기자들에게 “오늘은 우리가 하고 있는 일과 피델에 대해 이야기하는 날”이라며 거취 관련 언급을 피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