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국내 소비자들의 직구(直購·직접구매)가 작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는 보도다(한경 11월27일자 A22면). 국내 직구족이 많이 구입한 품목은 전자기기(33%), 의류·언더웨어(32%), 신발·잡화류(20%) 등으로 국내 수입가격보다 평균 50~70% 싸다고 한다. 현지 판매업자들이 블랙 프라이데이에는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 물건을 팔긴 하지만 국내 수입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게 이 같은 해외직구 열풍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수입품의 가격 거품이 심한 것은 일부 공식 수입업체들이 지배하는 독점적 유통구조와 이들의 고가(高價)마케팅 탓이다. 수입 원가가 떨어져도, 원화가 강세를 보여도 공식 수입 업체의 제품 가격이 요지부동인 경우가 흔하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해외직구로 빠져나가는 것은 당연하다.

소비자들은 한 푼이라도 싼 곳을 찾아 지구촌을 뒤진다. 정부는 가격경쟁을 촉진시켜 직구족들을 국내로 되돌리기 위해서라도 공식 수입업자가 아닌 업자나 개인이 해외 제품을 들여오는 병행수입(竝行輸入)을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병행수입업계는 애프터서비스(AS) 문제를 최대 걸림돌로 꼽는다. 우리나라도 일본 등 다른 선진국처럼 다른 경로를 통해 수입된 제품도 수리비만 내면 정식 매장에서 AS를 받을 수 있도록 법을 바꾸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