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주재…"세월호참사·가습기 살균제 진실규명할 전기 마련돼"
"고교생 현장실습 개선책 마련하고 취약계층 지원사업 양극화 없애야"


이낙연 국무총리는 28일 "가상통화가 투기화되는 현실이다. 비트코인이 1천100만원을 넘어섰다. 거래량이 코스닥을 능가하는 맹위를 떨치고 있다"며 "이대로 놔두면 심각한 왜곡현상이나 병리 현상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적극 대응을 주문했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가상통화 투기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청년, 학생들이 빠른 시간에 돈을 벌고자 가상통화에 뛰어든다거나 마약 거래 같은 범죄나 다단계 같은 사기 범죄에 이용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며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법무부 등 관계부처가 이 문제를 들여다볼 때가 됐다"고 지시했다.

이 총리는 지난주 국회에서 통과된 '사회적 참사특별법'과 관련해서는 "해양수산부, 환경부 그리고 국무조정실 등 관계부처는 특조위의 조속한 가동과 필요한 활동을 돕기 위한 특조위 출범기획단을 서둘러 발족하고, 사무처 구성이나 하위 법령 정비 등을 포함한 준비 작업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이 총리는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사후 조처를 하기 위한 중요한 전기가 마련됐다"며 "유사한 사건사고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도 그런 일들을 마음으로 수용할 수 있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조위 사무처와 특조위 자체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 필요한 인력의 충원, 예산지원 방안도 미리 준비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지난 19일 제주에서 고교 3학년 이민호군이 현장실습 도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사건과 관련해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총리는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유가족과 친구들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 군이 공장에서 사고를 당했을 때 그 곁에는 안전관리자나 숙련된 직원이 없었다고 한다. 하루에 7시간 근무하라는 현장실습 표준 협약서도 무의미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월 정부가 현장실습을 근로 중심에서 학습 중심으로 전환하는 '직업계고 현장실습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이 군 사건을 보면 정부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어떠한 정책이든 현장에까지 원래의 취지가 잘 이행되도록 다시 한 번 점검하고, 현장실습 제도 자체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미리 검토해 달라"며 "정치권에서 현장실습 개선을 거론하고 있지만, 정부가 침묵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부가 먼저 개선대책을 내고 국회와 협조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겨울철 취약계층 지원사업과 관련해 "현장에서 여러 가지 왜곡이 발생한다. 양극화가 생긴다. 유명하거나 큰 복지시설에 기부금품이 몰리고 기업의 기부도 그런 곳에 집중된다. 그래서 정작 도움이 더 필요한 곳은 겨울철에도, 이웃돕기 사업에서도 소외되는 경우가 있다"며 "지자체들과 협력해 기왕에 돕는 거라면 골고루 배분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 달라"고 주문했다.

또, "부자들이 많이 살고 가난한 사람이 적게 사는 읍면동의 주민자치센터에는 더 많은 기부금품이 몰려 소수의 취약계층에게 돌아가고,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동네에는 기부금품 자체가 적게 들어와 다수의 취약계층에게 별로 돌아가지 않는 기현상이 벌어진다"며 이러한 점에 대한 시정과 함께 복지사각지대 발굴사업 개선을 지시했다.

이 총리는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서는 "오랫동안 걱정을 야기했으나 작금에는 낭보가 들어오고 있다. 입장권 판매가 드디어 50%를 넘어섰고, 후원금 기부금이 1조원을 초과해 목표를 넘어섰다. 후원금 기부금 액수는 동계올림픽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고, 후원사 숫자는 이미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기세를 잘 활용하고 유지하면서 국민의 더 많은 동참을 얻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하며 개막식 당일 날씨와 퍼포먼스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부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