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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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비트코인이 한국 시장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은 미국, 영국보다 먼저 국내 거래소에서 1만달러로 치솟으며 전 세계 비트코인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폭증하는 수요, 해외송금 규제 등이 가격 불균형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29일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소의 가격 정보를 보여주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30분 기준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 상위 10대 거래소 중 국내 거래소 3곳의 비트코인 가격이 가장 높았다.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거래소 3곳의 평균 비트코인 가격이 1만11873달러로, 10대 거래소의 평균 비트코인 가격 1만826.71달러보다 약 1046달러(한국돈 113만원) 비싸다.

빗썸은 비트코인 거래량, 거래가격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빗썸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은 1만1922.30달러로 2위인 미국의 비트피넥스(Bitfinex) 1만198.00달러보다 1724.30달러 많았다. 전체 비트코인 거래량에서 빗썸이 차지하는 비중은 9.61%, 비트피넥스가 점유하는 비중은 7.91%다.

같은 시각 코인원과 코빗에서는 비트코인이 각각 1만1845.80달러, 1만1850.9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 1만달러를 돌파한 것도 한국 시장에서 시작됐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영국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는 이날 홈페이지에서 "코인데스크의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만달러를 넘어섰다"며 "한국의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 1만달러를 넘어선 후에 이러한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WSJ는 "아직 미국의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 1만달러를 돌파한 사례가 없다"며 "한국의 빗썸, 코인원, 코빗 등 3개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 먼저 1만달러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가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짚었다. 더불어 정부의 해외 송금 규제가 비트코인 시장의 가격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간 5만 달러 이상을 해외로 송금하려면 자금의 용도 등을 한국은행에 신고해야 한다"며 "해외 국가로 자금 반출이 어려운데 수요가 몰리다보니 시장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설명했다.

미국 거래소에서 달러를 주고 비트코인을 싸게 사도 국내 거래소에서 팔 때는 원화로 받기 때문에 해외 송금 규제에 해당돼 차익 거래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 가상화폐 수요가 많고, 새로 생성되는 코인(가상화폐)에 대한 반응이 빨라 전 세계가 주목하는 시장"이라며 "비트코인의 가격 불균형 문제는 타 국가 거래소의 가격이 함께 오르며 자연스레 균형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