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 발사에 성공했다며 국가핵무력 완성을 주장한 데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모호성'을 바탕으로 한 국면전환 의도가 담겼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 실제 완전한 ICBM 능력을 갖췄는지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완성 선언'을 함으로써, 미국 등을 상대로 운신의 공간을 만들려는 목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북한이 국면 전환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재진입 기술에 대한 명확한 검증이 되지 않은 기술적 선언 상태에서 미국에 협상하자고 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조 위원은 "(북한의 ICBM이) 완성되면 미국은 협상할 이유가 없으니 선언을 통해 모호하게 해놓은 것 같다"며 "이번 발사는 북한이 미·중에 끌려다니지 않고 국면을 이끌어 나가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것을 가지고 기술적으로 ICBM을 완성했다고 외부에서 평가하기는 힘들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정치적, 상징적 측면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홍 실장은 "북한도 피로도가 굉장히 심한 상태고, 트럼프 정부가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타협을 보기 힘든 행정부임을 알기 때문에 적절히 관리모드로 (남은 트럼프 임기) 2∼3년을 소진하는 게 필요하다"며 "선언을 하고 다음 국면으로 전환하는 게 유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이라고 주장한 '화성-15형'이 기존 공개한 '화성-14형'과 질적으로 다른 신형 미사일일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의견이 나왔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화성-15형은) 화성-14형을 개량하는 식으로 일단 미 본토 전역을 포함하도록 사거리를 늘린 것"이라며 "별도의 새로운 미사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내일 북한 매체에 나올 수도 있겠지만, 재진입에 대한 언급이 (북한 발표에) 없는 것으로 봐서는 오히려 자충수를 둔 듯하다"며 "조바심이 드러났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언 이후 북한의 행보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날 계기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내년 1월 1일 신년사 등을 주목했다.
내년 2월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남 유화 제스처가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했다.
조성렬 위원은 "김 위원장의 핵무력 완성 직접 선언은 내년 신년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면서 "단순히 (핵무력 완성 선언을) 반복하는 것은 아니고 남북대화가 됐든 북미대화가 됐든 핵무력 완성 이후 북한의 비전과 구상 등을 같이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홍민 실장은 "일단 평창올림픽을 명분으로 한국 측에 나름의 군사적 신뢰조치를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건강이 급격히 악화해 위독한 상태로 알려진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이재명 대통령의 정무특별보좌관인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지로 급파됐다.조 특보는 24일 오전 9시 20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으로 출국했다.이 대통령은 전날 이 수석부의장이 위독하다는 상황을 보고받고 조 특보 급파를 결정했다. 사안이 엄중하고, 현지 공관 보고에 더해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전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조 특보는 당내에서 친명(친이재명)계로 꼽혔던 6선 의원으로, 이해찬계에 뿌리를 둔 인사이기도 하다.그는 전날 늦은 오후 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현지의 상황을 파악해 이 대통령에게 실시간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조 특보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수석부의장의 상태는 현지에 가봐야 알 것 같다"며 "정확한 상태와 조력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경우 이를 함께 (대통령에게)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부의장은 전날 호찌민 출장 도중 호흡이 약해지는 증상이 나타나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응급실로 이송됐으며, 심근경색 진단을 받고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7선 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대표 및 국무총리을 지낸 당내 대표 원로인 이 수석부의장은 작년 10월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으로 임명됐다. 이 수석부의장은 이 대통령이 지난 20대 대선에서 당내 경선 주자였을 때부터 정치적으로 지원해왔다.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국회 연석 청문회에서 "배송 업무를 해보겠다"고 밝혔던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의 야간 택배 현장 체험이 결국 무산됐다.23일 염태영 의원에 따르면 쿠팡은 이번 주 내내 확정된 일정을 제시하지 않다가 이날 오전에 “로저스 대표의 경찰 소환 일정 때문에 체험을 진행할 수 없다”고 통보해왔다.염 의원은 “야간노동의 실상을 직접 확인하겠다던 대국민 약속이 ‘법적 조사’를 구실로 파기됐다”며 “설마 했지만,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염 의원은 "쿠팡은 노동자 과로사 방지라는 사회적 책임에는 침묵과 회피로 일관하면서, 정작 자기 이익이 걸린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 투자자들을 앞세워 우리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하는 등 거액의 소송전도 불사하고 있다"며 "국민이 지켜보는 청문회 자리에서 약속한 '노동자를 살리는 일'은 헌신짝처럼 버리는 것이 글로벌 기업의 책임 있는 태도인가"라고 비판했다.아울러 염 의원은 로저스 대표의 참석 여부와 관계없이 단독으로라도 야간 택배 현장 체험을 하겠다고 밝혔다.그는 "오늘 오후 열리는 제6차 택배 사회적 대화에서 쿠팡의 기만적인 행태를 강력히 질타하고, 저 혼자서라도 야간 현장으로 나가 약속을 지키겠다"며 "직접 스마트워치를 착용해 심박수와 활동량을 측정하고, 야간노동이 신체에 미치는 치명적 위험성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확인하겠다"고 했다.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부정 청약 의혹으로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아파트를 포기할 용의가 있느냐는 추궁에 "네"라고 답했다.이 후보자는 23일 인사청문회에서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잘못됐다, 어떤 처벌이라도 받겠다, 필요하면 이 아파트를 내가 포기하겠다, 이 정도 각오는 가지셔야 이재명 정부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의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본다"며 질의를 이어가자 이같이 답했다.이 후보자는 처음에는 "네, 알겠습니다"라고만 답했다. 이어 정 의원이 "그런 용의가 있으신 것이냐"고 묻자 이번엔 고개만 끄덕였다.이에 정 의원은 "그런 용의가 있으신 것이냐", "아니, 대답을 하세요. 고객 끄덕끄덕하시면 누가 압니까. 속기록에 남겨야지"라며 압박을 이어갔다. 이어 "(아파트를 포기할 용의가) 있으신 거예요, 없으신 거예요"라고 재차 물었고, 이 후보자는 "네"라고만 답했다.정 의원 또다시 "네가 뭐예요, 계속"이라고 다그쳤고, 이 후보자는 결국 "네, 있다고요"라고 답변했다.이 후보자는 앞서 이날 오전엔 진성준 민주당 의원의 "(해당) 집을 내놓을 용의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수사기관의 결과에 따르겠다"고 했었다.한편, 이 후보자는 결혼한 장남을 '위장 미혼'으로 해서 부양가족 수를 늘린 뒤 청약에 당첨됐다는 의혹에 대해 "2023년 12월 장남은 (서울 용산에) 신혼집을 마련했지만, 혼례를 올리고 곧바로 문제가 생겼다"며 "두 사람의 관계가 깨어진 상황으로, 최악으로 치달았다. 당시에는 혼례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