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그룹 계열사였던 케이프투자증권(옛 LIG투자증권)이 현 주력 계열사인 LIG넥스원에 대해 혹평을 내놓으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폐쇄적인 기업문화로 실적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을 목표주가를 내린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LIG넥스원이 4분기에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9만원에서 6만7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증권업계 평균치(8만333원)보다 17.8% 낮다.

LIG넥스원은 지난 9일 장 마감 후 자체 추산한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1170억원에서 468억원으로 60.0% 낮췄다. 이 회사는 올 들어 3분기까지 68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실적 전망치를 고려해 단순 계산하면, 4분기에 22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낼 것이란 게 증권업계 예상이다. LIG넥스원은 무기 개발비용 중 일부를 ‘손실’(충당금)로 회계처리할 계획이다.

최 연구원은 “방위산업이 국가기밀인 만큼 LIG넥스원은 생산현장을 애널리스트 등에게 일절 공개하지 않는다”며 “회사 측은 4분기에 발생한 손실도 어떤 부문에서 생긴 건지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무기 개발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내년에도 이 같은 충당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LIG넥스원의 ‘깜깜이 경영’으로 이 회사 실적과 기업가치를 산출하는 게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달 들어 케이프투자증권은 물론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이 LIG투자증권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LIG넥스원은 100원(0.17%) 하락한 5만8600원에 마감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의 전신은 LIG투자증권으로 LIG넥스원과 함께 LIG그룹 소속 계열사였다. LIG그룹 오너일가가 이 회사를 KB손해보험에 2015년 매각했으며 최근엔 케이프(선박엔진부품 제조회사) 자회사인 케이프인베스트먼트에 넘어갔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