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과 고교생 모두 ‘수포자(수학포기자)’가 늘었다. 특히 고교생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껑충 뛰었다. 고교생 10명 중 3명은 수학이 자신 없다고 답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9일 발표한 2017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고교생은 국어·영어·수학 모두, 중학생은 국어·영어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중·고교생 모두 국어와 수학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도 늘어났다. 그동안 전수평가로 치러지던 학업성취도 평가는 올해부터 표집평가 방식으로 전환했다. 전체 인원의 3%가량인 중3 학생 1만3311명, 고2 학생 1만4820명이 응시했다.

중학생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국어 85.2% △수학 68.4% △영어 73.4%, 고교생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국어 76.2% △수학 76.9% △영어 82.5%였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중학생의 경우 △국어 2.5% △수학 6.9% △영어 3.1%였으며 고교생은 △국어 4.7% △수학 9.2% △영어 3.8%였다.

수학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급증한 게 눈에 띈다. 중학생은 지난해보다 2%포인트, 고교생은 3.9%포인트 올랐다. 수포자 증가를 유추할 수 있는 수치다. 국어나 영어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보다도 2~3배 높았다. 이금수 EBS 진로진학담당 전속교사는 “고교 단계의 높은 수포자 비율은 앞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수학 기초지식을 배우는 데 소홀히 한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실생활에서 수학을 어디에 써먹느냐고 하지만 창의·융합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추론 및 사고력을 길러주는 수학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학에 대한 ‘정의적 특성’을 묻는 설문에서도 고교생 31.8%가 수학 과목의 자신감이 낮다고 응답했다. 흥미가 낮다고 답한 고교생 역시 24.9%에 달했다. 수학에 대한 정의적 특성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