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권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할 예정이던 내년도 기업별 배출권 할당을 올해 말로 연기하면서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연간 많게는 수백억원을 배출권 구매에 사용하는 배출권 부족 기업들은 당장 내년도 사업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온실가스배출권 거래가격은 t당 2만4500원으로 거래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난 지난해 6월 말(1만6600원) 대비 47.6% 상승했다. 지난 24일에는 연중 최고치인 2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17일 기준 유럽연합(EU) 배출권거래시장(ETS) 가격(9600원) 대비 2.5배 비싸다. 배출권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자 배출권이 부족한 발전·석유화학·제철 관련 기업 21곳은 28일 ‘온실가스 배출권시장 문제점 개선 건의문’이라는 제목의 탄원서를 기획재정부 등에 전달하고 “정부가 보유한 배출권 예비분 1430만t을 즉시 공급해 배출권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가격을 안정시켜달라”고 요구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