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전경. 한국경제DB
한국은행 전경. 한국경제DB
한국은행이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올해 3% 이상 성장이 유력시되면서 금리인상을 위한 경제여건이 마련됐다는 판단에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정례회의를 열고 11월 기준금리를 현행 연 1.25%에서 1.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건 2011년 6월 이후 6년5개월만이다.
뚜렷해진 경기 회복세…한은, 6년5개월만에 기준금리 전격 인상
한은은 최근 몇 달 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달 금통위에서는 이일형 위원이 '인상' 소수의견을 내면서 강력한 금리인상 신호를 보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금융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성숙돼 가고 있다"고 발언하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시장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봤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10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2%가 이달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한은은 경기 회복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리인상을 조건이 갖춰졌다고 판단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1.4%로 연간 성장률이 3%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나라를 방문해 연례 협의를 진행한 국제통화기금(IMF) 미션단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3.2%로 제시하며 3% 성장 기대를 높였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올해 성장률은 한은의 예상치(3.0%)를 크게 상회한 3.2%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금리인상을 미룰 명분이 크지 않았다"며 "단순히 가계부채 억제를 통한 금융안정 목적뿐만 아니라 펀더멘털(기초체력)에 걸맞는 수준으로의 정책금리 조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의 12월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시되는 점도 금리인상의 이유다. 미국이 12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가시화되면서 한미 간의 기준금리 역전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이주열 총재의 후임자를 위한 정책여력 확보를 위해서도 금리인상이 필요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