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멈칫해요. 돈을 아끼면 더 많은 사람을 위해 기부할 수 있거든요.”(곽미경 프리지움 전무)

최신원 회장 기부액 39억 '최고'… 골퍼 박인비·가수 윤아도 회원
충남 지역 중견 건설사인 프리지움에 다니는 곽미경 전무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파킨슨병을 앓았다. 당시 병마에 시달린 아픔을 기억하고 난치병 환아를 돕고 싶다는 뜻으로 지난해 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5년 이내에 1억원 이상을 기부해야 가입할 수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산하 아너소사이어티가 2007년 창설된 지 10년 만에 1666명의 회원과 누적 모금액 1831억원을 넘어서며 개인 기부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허동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박인비 골프선수 등 각계 유명인사들이 참여했으며 익명의 기부자가 206명에 달한다. 이미 세상을 떠난 기부자도 40명이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기부한 인사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다. 그가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은 39억원에 달한다. 기부액 2위와 3위는 모두 익명의 가입자로 각각 29억원과 23억원을 기탁했다.

설립 당시 회원 수 6명으로 시작한 아너소사이어티는 △2012년 126명 △2013년 210명 △2014년 272명 △2015년 302명 △지난해 422명 등으로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었다. 회원 중 스포츠 선수는 박지성, 김태균, 진갑용 등 14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은 박인비 최나연 김해림 박성현 등 4명으로 모두 골프선수다. 가수로는 소녀시대 윤아도 회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직종별로는 기업인이 773명으로 전체의 46.5%에 달해 가장 많다. 이어 △전문직 237명(14.2%) △자영업자 117명(7.0%) △기업 임원 64명(3.8%) 등의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50대(33.2%)와 60대(31.9%)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아너소사이어티 회원들은 저마다 기부스토리가 있다. 어릴 적 장티푸스를 심하게 앓아 소리를 잘 듣지 못하게 된 한주식 지산리조트 대표(70)는 “모두가 행복한 명절에도 배고픔에 힘겹던 때가 있었다”며 “주변을 둘러보니 같은 처지의 이웃이 많다는 걸 알았다. 이들의 마음을 잘 알기에 언제라도 나눔을 행할 것이라 다짐했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10주년 기념식에서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 곳곳에 회원들의 나눔의 온기가 퍼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