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선 6년5개월 만에 단행된 기준금리 인상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증시흐름에 금리 인상 재료가 충분히 반영돼 있는 만큼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은 거의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오히려 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을 공식화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증시에 긍정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은행·보험 등 금융주 수혜… IT 등 수출주엔 부담"
◆과거 금리 인상기에 주가 올라

한국은행은 3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1.50%로 높였다. 2011년 6월 이후 첫 금리 인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 경험상 금리 인상을 악재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과거에도 금리 상승기에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과거 두 번의 금리 상승기(2005년 10월~2007년 10월, 2010년 7월~2011년 7월)에 코스피지수는 66.14% 26.50% 올랐다.

이 기간에 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 신호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리 인상은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들이 투자 시기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금리 인상 속도에 있다. 한은이 내년 기준금리를 추가로 빠르게 올리지 않는 한 시장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리 인상의 덕을 보는 대표적인 종목으론 은행·보험주가 꼽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45% 하락했지만 KB금융(1.18% 상승) BNK금융지주(1.17%) 우리은행(0.95%) 등 은행주들은 상승세를 탔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은 통상 순이자마진(NIM)이 늘면서 실적이 개선된다. 보험사도 자산운용 수익이 증가한다.

내수주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가 개선되는 추세에서 소비지표들이 뚜렷해지면서 유통 섬유 미디어 호텔 등 내수 종목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말했다.

업황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반도체를 포함한 수출주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 인상으로 원화 수요가 늘어나 원·달러 환율 하락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뱅크론·하이일드 ‘유망’

뱅크론펀드와 하이일드채권, 물가연동채권 등 금융투자상품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뱅크론펀드는 금융회사가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S&P 기준 BBB- 미만)에 대출해준 자금을 유동화해 발행한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변동금리를 적용받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이자 수익도 함께 늘어나는 게 특징이다. ‘프랭클린 미국금리연동 특별자산’ 등 공모펀드가 출시돼 있다. 하이일드채권은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금리가 인상되고 경기가 회복되면 돈을 빌려준 기업의 부실 위험이 낮아져 수익률이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기에는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물가연동채권이나 원자재 관련 상장지수상품(ETP)도 주목할 만하다”고 추천했다. 물가연동채펀드는 자산 대부분을 물가연동국채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인플레이션에 따라 수익률이 올라간다. 천원창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수요가 늘어나는 구리와 재고가 부족한 아연 등 산업금속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동현/나수지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