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세비 인상 안한게 문제…여론 너무 의식" 소신발언
여야, 세비 인상 비판에 "올리려던 게 아니고…" 해명
여야는 1일 국회의원 세비 2.6% 인상 논란과 관련, 국회 운영위에서 정부안대로 예산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국회의원 세비는 공무원 임금 인상률에 준해 국회 사무처 예산에 자동 반영되는 게 원칙이지만, 여야는 그간 여론을 의식해 최근 6년 동안 세비를 동결한 채 예산을 처리해 왔다.

국회 운영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야 예산협상 직전 기자들과 만나 "세비는 공무원 임금 인상률에 연동해 예산처에서 정부안으로 오기 때문에, 소위에서 이론이 없어 고치지 못하고 자동적으로 적용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원내대표는 "6년간 세비가 동결됐다는데, 우리가 차관보다도 적게 받는 것으로 돼 있다"며 "내년에 2.6%를 올려도 차관보다 적게 받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덧붙였다.

국회 운영위 예결소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도 전날 해명 문자를 통해 "소위원장인 저마저도 취재가 있기 전까지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아마도 국회 사무처가 정부의 지침에 따라 공무원들의 내년도 급여 인상률만큼 국회의원을 포함한 소속 공무원에게 자동 반영하며 발생한 문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의원 세비만을 따로 심사하는 과정이 없다 보니 운영위원들도 이를 의식하지 못했다"며 "국회의원들에 대한 불신이 크긴 하지만 세비를 올리기 위해 담합하거나 소속 위원들이 묵인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 공무원의 임금 인상률을 국회의원에게는 자동 적용하지 말고, 세비만큼은 별도의 책정 기구를 만들어 국민 눈높이에 맞게 지급하는 것이 이런 불신을 해소하는 길"이라며 "세비 문제는 인상 의도를 갖고 통과시킨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여론을 의식해 세비를 인상하지 않고 계속 온 그 자체가 오히려 문제"라며 소신 발언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 세비를 안 올려야 하느냐"며 "일을 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생각은 하지 않고, 국민적 불신이 있으니 세비를 올리지 말자고 하면 일하지 말고 욕도 얻어먹지 말자고 하는 것이냐"고 주장했다.

그는 "싸우는 것을 자제하고 국회를 운영할 생각을 해야 한다"며 "지금 세비를 인상하지 않는다고 국회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좋아졌느냐. 그런 도망가는 식에는 반대한다"고도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