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서울브랜드기업 포커스]김태균 씨앤컴 대표 "좋은 디자인, 소비자 감성 만족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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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인 업무 시스템을 도입하고 싶었습니다. 체계를 갖추지 못한 일부 회사들과 업계의 관행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죠. 디자이너는 힘들고 보상은 적은 직업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씨앤컴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29일 서울 마포구의 씨앤컴 사옥에서 만난 김태균 대표가 말한 회사를 차린 이유는 '회사다운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2000년 사업을 시작한 김 대표는 2003년 회사를 법인으로 전환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집중했다. 당시 디자인 업계에 만연했던 주먹구구식 운영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에서다.
김 대표는 "2000년대초 디자인 에이전시들은 사내복지나 업무 시스템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며 "직원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안정적인 회사와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패키지 디자인의 강자…"원스톱 브랜드 디자인 시스템 갖췄죠"
현재 씨앤컴은 패키지 디자인, 디자인 개발, 브랜드 개발과 컨설팅 등 브랜드 디자인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활동하고 있다. 씨앤컴이라는 이름은 낯설지만 그들이 세상에 내놓은 결과물들은 낯설지 않다.
맥심 T.O.P, 편의점용 스타벅스 컵 커피, 포스트 콘후레이크, 오레오 등의 패키지가 모두 씨앤컴의 손에서 나왔다.
김 대표는 씨앤컴의 최대 강점으로 브랜드 디자인의 전략 수립에서부터 네임 개발, 디자인 개발 등 전 분야의 디자인 개발 서비스를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들이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책임지는 구조"라며 "일반적인 디자인 회사에서 하지 않는 정례적인 시장조사, 툴박스 운영 등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씨앤컴은 전체 매출의 70%를 주 사업인 패키지 디자인 부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브랜드 개발과 컨설팅 사업도 강화하는 중이다. 단순히 고객이 의뢰한 제품의 디자인을 기계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브랜드 기획을 제안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예전에 디자인은 디자인 회사가, 리서치는 리서치 회사가, 제작은 제작사가 다 따로따로 해 왔다"며 "당연히 회사간 의견이 맞지 않는 등 비효율적인 면이 많았고 한 곳에서 할 수 있다면 훨씬 능률적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노력 때문일까. 씨앤컴은 올해 서울산업진흥원(SBA)으로부터 '하이서울 브랜드 기업'으로 지정됐다. 하이서울브랜드는 서울 소재 혁신형 중소기업 중 서울시가 인정한 우수 기업에게 부여하는 중소기업 공동 브랜드다.
◆Emotion Connector…"좋은 디자인은 눈이 아닌 감성을 만족시키는 것"
이모션 커넥터(Emotion Connector).
김 대표는 씨앤컴이 하는 일을 이렇게 정의했다. 디자이너는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람 간의 감정 접점을 연결하고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하는 직업이라는 의미다.
그는 "예전의 디자인은 시각적 완성도를 중요시했지만 지금은 실사용자가 어떻게 만족하는지가 가장 중요하고 감성적인 만족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씨앤컴이 올해 출시한 'T.O.P 심플리 스무스'는 기존 T.O.P가 갖고 있던 남성적인 이미지 대신 제품 외관에 곡선을 강조하고 패키지에 펄을 넣어 여성스러움을 살렸다. 이 제품의 타깃층이 20대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회사의 경쟁력은 직원에서 나온다…"스트레스 덜 받는 회사가 좋은 회사"
김태균 대표가 가장 많이 꺼낸 말 중 하나는 바로 '직원'이다. 어떤 CEO라도 직원이 중요하다고 말하겠지만 김 대표의 '직원 우대론'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었다.
씨앤컴은 3년 근속 시 1개월의 유급 휴가를 제공하고 있다. 대기업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제도다. 최근에는 금요일 혹은 평일 하루는 오전 근무만 하는 '4.5일 근무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3년 다닌 후 유급휴가만 쓰고 회사를 그만두는 '모럴 해저드'를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죠. 하지만 휴가를 다녀온 후 회사를 그만둔다는 건 결국 다니고 싶지 않은 회사라는 뜻이니까요. 실제로는 휴가를 다녀와서 더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외에도 씨앤컴은 야간근무 시 대체휴무제, 연차휴가 보장 등 복지 시스템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근속연수도 동종업계에서 높은 편이라는 귀띔이다. 실제 팀장급 직원들은 사원에서부터 시작해 10년 넘게 다니고 있는 장기근속자가 많다.
"디자인 서비스업은 신3D 업종이라고 할 만큼 근무 환경이 열악하고 이직도 많은 업종입니다. 대기업에 비하면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지속적으로 직원들의 휴식을 위한 제도를 도입해 오고 있습니다. 오래 다니고 싶은 회사를 만들어야죠."
◆ 하이서울 브랜드란
서울시와 SBA가 서울 소재 우수 중소기업에 부여하는 공동 브랜드. 서울시 홍보 슬로건 ‘하이 서울(Hi Seoul)’을 활용해 만들었다. 세계 10대 도시 서울의 브랜드 파워를 십분 활용하자는 취지다. SBA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 사업성과 기술성을 보유한 혁신형 중소기업에 브랜드 사용 권한을 주고, 다양한 마케팅 지원으로 이들 기업의 국내외 판로 개척을 돕고 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지난 29일 서울 마포구의 씨앤컴 사옥에서 만난 김태균 대표가 말한 회사를 차린 이유는 '회사다운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2000년 사업을 시작한 김 대표는 2003년 회사를 법인으로 전환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집중했다. 당시 디자인 업계에 만연했던 주먹구구식 운영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에서다.
김 대표는 "2000년대초 디자인 에이전시들은 사내복지나 업무 시스템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며 "직원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안정적인 회사와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패키지 디자인의 강자…"원스톱 브랜드 디자인 시스템 갖췄죠"
현재 씨앤컴은 패키지 디자인, 디자인 개발, 브랜드 개발과 컨설팅 등 브랜드 디자인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활동하고 있다. 씨앤컴이라는 이름은 낯설지만 그들이 세상에 내놓은 결과물들은 낯설지 않다.
맥심 T.O.P, 편의점용 스타벅스 컵 커피, 포스트 콘후레이크, 오레오 등의 패키지가 모두 씨앤컴의 손에서 나왔다.
김 대표는 씨앤컴의 최대 강점으로 브랜드 디자인의 전략 수립에서부터 네임 개발, 디자인 개발 등 전 분야의 디자인 개발 서비스를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들이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책임지는 구조"라며 "일반적인 디자인 회사에서 하지 않는 정례적인 시장조사, 툴박스 운영 등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씨앤컴은 전체 매출의 70%를 주 사업인 패키지 디자인 부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브랜드 개발과 컨설팅 사업도 강화하는 중이다. 단순히 고객이 의뢰한 제품의 디자인을 기계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브랜드 기획을 제안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예전에 디자인은 디자인 회사가, 리서치는 리서치 회사가, 제작은 제작사가 다 따로따로 해 왔다"며 "당연히 회사간 의견이 맞지 않는 등 비효율적인 면이 많았고 한 곳에서 할 수 있다면 훨씬 능률적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노력 때문일까. 씨앤컴은 올해 서울산업진흥원(SBA)으로부터 '하이서울 브랜드 기업'으로 지정됐다. 하이서울브랜드는 서울 소재 혁신형 중소기업 중 서울시가 인정한 우수 기업에게 부여하는 중소기업 공동 브랜드다.
◆Emotion Connector…"좋은 디자인은 눈이 아닌 감성을 만족시키는 것"
이모션 커넥터(Emotion Connector).
김 대표는 씨앤컴이 하는 일을 이렇게 정의했다. 디자이너는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람 간의 감정 접점을 연결하고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하는 직업이라는 의미다.
그는 "예전의 디자인은 시각적 완성도를 중요시했지만 지금은 실사용자가 어떻게 만족하는지가 가장 중요하고 감성적인 만족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씨앤컴이 올해 출시한 'T.O.P 심플리 스무스'는 기존 T.O.P가 갖고 있던 남성적인 이미지 대신 제품 외관에 곡선을 강조하고 패키지에 펄을 넣어 여성스러움을 살렸다. 이 제품의 타깃층이 20대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회사의 경쟁력은 직원에서 나온다…"스트레스 덜 받는 회사가 좋은 회사"
김태균 대표가 가장 많이 꺼낸 말 중 하나는 바로 '직원'이다. 어떤 CEO라도 직원이 중요하다고 말하겠지만 김 대표의 '직원 우대론'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었다.
씨앤컴은 3년 근속 시 1개월의 유급 휴가를 제공하고 있다. 대기업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제도다. 최근에는 금요일 혹은 평일 하루는 오전 근무만 하는 '4.5일 근무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3년 다닌 후 유급휴가만 쓰고 회사를 그만두는 '모럴 해저드'를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죠. 하지만 휴가를 다녀온 후 회사를 그만둔다는 건 결국 다니고 싶지 않은 회사라는 뜻이니까요. 실제로는 휴가를 다녀와서 더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외에도 씨앤컴은 야간근무 시 대체휴무제, 연차휴가 보장 등 복지 시스템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근속연수도 동종업계에서 높은 편이라는 귀띔이다. 실제 팀장급 직원들은 사원에서부터 시작해 10년 넘게 다니고 있는 장기근속자가 많다.
"디자인 서비스업은 신3D 업종이라고 할 만큼 근무 환경이 열악하고 이직도 많은 업종입니다. 대기업에 비하면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지속적으로 직원들의 휴식을 위한 제도를 도입해 오고 있습니다. 오래 다니고 싶은 회사를 만들어야죠."
◆ 하이서울 브랜드란
서울시와 SBA가 서울 소재 우수 중소기업에 부여하는 공동 브랜드. 서울시 홍보 슬로건 ‘하이 서울(Hi Seoul)’을 활용해 만들었다. 세계 10대 도시 서울의 브랜드 파워를 십분 활용하자는 취지다. SBA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 사업성과 기술성을 보유한 혁신형 중소기업에 브랜드 사용 권한을 주고, 다양한 마케팅 지원으로 이들 기업의 국내외 판로 개척을 돕고 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