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두꺼운 패딩은 그만… 올겨울엔 프랑스를 입자
한파에도 멋을 부리고 싶은 ‘패셔니스타’라면 여성스러운 실크 원피스와 하이힐을 포기할 수 없다. 큼지막한 코트를 챙겨 입더라도 안에는 여성스러운 옷을 즐겨 입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로샤스(ROCHAS)’라는 브랜드를 들어봤을 터. 1925년 마르셸 로샤스가 만든 프랑스 럭셔리 여성복 브랜드 로샤스는 최근 국내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인기 있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여성미 넘치는 색감

[명품의 향기] 두꺼운 패딩은 그만… 올겨울엔 프랑스를 입자
로샤스의 가장 큰 특징은 여성스러운 실루엣, 화려한 색감이다. 핑크색 원피스를 만들어도 로샤스가 만들면 은은하면서도 화려한 느낌을 준다. 브랜드의 오랜 역사와 전통이 남다른 색감과 화려함을 보여주는 원동력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국내에선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이 올해 초 국내 독점 판권을 확보해 판매하고 있다. 로샤스 매장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갤러리아백화점에 입점돼 있다. 한섬 관계자는 “2013년부터 하이엔드 편집숍 ‘무이’에서 로샤스 일부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작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압구정본점 무이매장에서 매출 1~2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로샤스는 올겨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귀족주의’를 콘셉트로 잡았다.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실루엣, 완벽한 스타일을 추구하겠다는 얘기다. 수직에 가까운 직선적인 라인의 옷들은 몸을 감싸면서 남다른 실루엣을 만들어 낸다. 이번 가을·겨울 컬렉션은 화려하지만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는 로샤스만의 ‘프렌치 시크’를 표현해 냈다는 설명이다.

천에 새겨넣은 프린트도 남다르다. 마이크로 바게트, 블랙 제트 등의 프린트를 천에 그려넣었다. 상상 속 정원의 그림자, 등나무처럼 몸을 타고 올라가는 추상적인 실루엣을 표현해 내기 위해서다. 코트 등 외투류는 넉넉한 사이즈로 제작했다. 그러면서도 뒷모습과 아랫단을 과장되지 않게 표현했다. 사이즈가 클수록 디자인은 심플해야 과하지 않은 패션을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커트, 니트, 셔츠는 따로 입거나 같이 입을 때도 잘 어울리게끔 디자인했다.

로고 장식으로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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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샤스 특유의 로고를 다양하게 활용한 것도 눈에 띈다. R로 표현한 로고 장식은 마치 배지처럼 점퍼와 블라우스에 포인트로 달았다. 자칫 너무 점잖아 보일 수 있는 옷들에 생기 있는 느낌을 더한 것이다. 이 로고 장식은 또 브로케이드 펌프스, 마이크로 클러치백 등 액세서리 제품에도 다양하게 활용됐다. 작은 크리스탈 딱정벌레 장식은 캐시미어 카디건에 반짝임을 더해주고 자수가 박힌 가죽 로고는 교복 재킷처럼 가슴에 달아 포인트가 됐다. 로샤스의 올겨울 색상 조합은 깊이와 원근감을 주기 위해 고안됐다. 뭔가 기이한 느낌을 주기 위해 블루와 블랙을 매치했다. 스네이크, 파우더 그레이, 로즈우드, 체리 등 독특한 색상을 다양하게 썼다. 특히 늦여름 노을을 연상시키는 옐로에 로샤스만의 로즈 가든 플라워 패턴을 넣은 롱드레스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자로 떨어지는 코트에는 골드 버튼을 달고 부츠에는 매듭을 달아 지루하지 않게 디자인했다.

[명품의 향기] 두꺼운 패딩은 그만… 올겨울엔 프랑스를 입자
실크 소재를 잘 활용하는 로샤스는 외투에도 공을 들였다. 실크 드레스에 잘 어울릴 만한 오버사이즈 코트를 내놨다. 또 발목까지 오는 스트레이트 팬츠는 경쾌한 분위기를 담아냈다. 벨벳 소재로 자주 활용되는 블랙 색상뿐만 아니라 파우더 그레이, 블루, 녹슨 듯한 색감을 벨벳 슈즈에 썼다. 과거 귀족들의 생활에서 착안했다는 설명이다.

한섬 관계자는 “로샤스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명료한 디자인 철학을 보여주고 있다”며 “여성들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면서도 우아함과 강인함을 보여줄 수 있는 실루엣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