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 누리는 정유·화학업계, 2018년에도 '쾌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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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리포트
저유가 여파 정제 시설 줄어
휘발유·경유 공급 부족 지속
저유가 여파 정제 시설 줄어
휘발유·경유 공급 부족 지속
석유화학제품 수요 증가로 ‘실적 잔치’를 벌여온 정유·화학업계의 호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015년부터 이어지는 저유가 여파로 원유 정제시설 증설이 줄면서 휘발유·경유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어서다. 에틸렌 등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미국 에탄크래커(ECC)와 중국 석탄분해설비(CTO) 경쟁력이 저유가와 환경 규제 등으로 훼손된 점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3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따르면 2019년까지 글로벌 휘발유·경유 수요는 하루평균 140만 배럴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원유 정제설비는 같은 기간 하루평균 70만 배럴 증가하는 데 그쳐 휘발유·경유 수급여건이 빠듯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규 정제설비를 투자해 가동하기까지는 빨라야 3년가량 걸리는 만큼 석유제품 공급을 단숨에 끌어올리기도 쉽지 않다. 정유사 수익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정유업체가 수입원유를 정제해 남기는 이익)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배럴당 7~8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국내 정유사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달러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4개 정유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인 작년 실적(7조9513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대규모 에틸렌 생산설비 증설에 따른 여파도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9년까지 미국에서 가동될 예정인 에틸렌 설비가 연산 992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가격 하락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이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국내 화학업체의 연간 에틸렌 생산 능력(904만t)을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저유가로 국내 업체 수익성이 미국 기업보다 뛰어난 데다 생산 제품도 차이가 있어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내는 원유 부산물로 에틸렌을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설비(NCC) 방식인 반면 미국은 셰일가스에서 에틸렌을 뽑아내는 ECC 방식을 쓴다. 업계에선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웃돌아야 셰일가스 기반의 미국 ECC가 국내 NCC보다 가격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NCC는 에틸렌(30~40%) 이외에 프로필렌(16~18%)과 부타디엔(5%) 등이 고루 생산되는 데 비해 ECC는 에틸렌 비중이 80%에 달하는 점도 국내 업체에 유리하다.
가전제품과 자동차 내·외장재로 쓰이는 플라스틱 원료가 되는 프로필렌은 올해부터 생산 능력보다 수요 증가가 더 커지면서 공급 부족이 시작된 상태다. 석탄을 원료로 에틸렌을 뽑아 쓰는 CTO 방식을 쓰는 중국 화학업체도 저유가에 따른 석탄 경쟁력 약화에 중국 정부의 강력한 환경 규제까지 겹치면서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미국 셰일가스 채굴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50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국제 유가가 60달러를 넘기가 쉽지 않다”며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호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3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따르면 2019년까지 글로벌 휘발유·경유 수요는 하루평균 140만 배럴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원유 정제설비는 같은 기간 하루평균 70만 배럴 증가하는 데 그쳐 휘발유·경유 수급여건이 빠듯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규 정제설비를 투자해 가동하기까지는 빨라야 3년가량 걸리는 만큼 석유제품 공급을 단숨에 끌어올리기도 쉽지 않다. 정유사 수익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정유업체가 수입원유를 정제해 남기는 이익)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배럴당 7~8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국내 정유사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달러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4개 정유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인 작년 실적(7조9513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대규모 에틸렌 생산설비 증설에 따른 여파도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9년까지 미국에서 가동될 예정인 에틸렌 설비가 연산 992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가격 하락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이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국내 화학업체의 연간 에틸렌 생산 능력(904만t)을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저유가로 국내 업체 수익성이 미국 기업보다 뛰어난 데다 생산 제품도 차이가 있어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내는 원유 부산물로 에틸렌을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설비(NCC) 방식인 반면 미국은 셰일가스에서 에틸렌을 뽑아내는 ECC 방식을 쓴다. 업계에선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웃돌아야 셰일가스 기반의 미국 ECC가 국내 NCC보다 가격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NCC는 에틸렌(30~40%) 이외에 프로필렌(16~18%)과 부타디엔(5%) 등이 고루 생산되는 데 비해 ECC는 에틸렌 비중이 80%에 달하는 점도 국내 업체에 유리하다.
가전제품과 자동차 내·외장재로 쓰이는 플라스틱 원료가 되는 프로필렌은 올해부터 생산 능력보다 수요 증가가 더 커지면서 공급 부족이 시작된 상태다. 석탄을 원료로 에틸렌을 뽑아 쓰는 CTO 방식을 쓰는 중국 화학업체도 저유가에 따른 석탄 경쟁력 약화에 중국 정부의 강력한 환경 규제까지 겹치면서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미국 셰일가스 채굴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50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국제 유가가 60달러를 넘기가 쉽지 않다”며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호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